소형 경유 화물차를 전기차로 전환 시 얻을 수 있는 환경편익이 대당 약 203만원에 불과해 현행 보조금 1600만원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호철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재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전기 소형화물차의 환경편익 추정 연구' 주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교수는 경유 및 전기 소형화물차의 생애주기(출고~폐차, 17.3년) 동안 환경 피해 비용을 비교한 결과, 경유 화물차의 총 환경 피해 비용은 약 435만원, 전기 화물차는 232만원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전기 화물차의 환경편익은 대당 203만원으로, 현재 전기 화물차에 지급되는 구매 보조금 1600만원(서울시 기준)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전 교수는 "소형화물차의 주행거리 분포를 살펴보면, 1일 주행거리가 약 318.5km 이상이 되어야 현재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의 환경편익을 달성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의 실주행거리 분포로 보면, 환경편익을 달성하는 차량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 총소요비용 분포 비교 분석'을 주제로 발표한 이동규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 소형화물차의 보조금 단가를 줄이고 대신 전기 승용차의 보조금 단가를 높이는 것이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 교수는 소형화물차 보조금을 현행보다 100만원 줄일 경우, 전기차로 전환하는 운전자 비중은 2.0%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형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현행보다 100만원 높일 경우, 휘발유차를 전기차로 전환시킬 운전자의 비중이 6.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차량의 실주행 정보를 반영해 전기 및 경유 소형화물차의 구매, 보유, 운행의 전과정 동안 소요되는 비용의 총합(총보유비용, Total Cost of Ownership: TCO)을 분석한 결과, 보조금이 없어도 비사업용 소형 경유 화물차의 53.5%, 사업용 소형 경유 화물차의 98.5%가 전기차로 전환하는 편이 총보유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 화물차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 보유 및 운행 비용을 종합하면 이미 전기 화물차가 경유차 대비 경쟁력 있어 보조금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과도한 보조금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재정 효율화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앞으로 전기차에 대한 구매 보조보다는 인프라 지원의 비중을 높여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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