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미래] ESG와 손잡은 금융권… 그들이 걷는 ‘상생’의 길
최근 몇 년간 세계는 기업 경영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은 ESG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이 전통적인 목표인 주주 이익 극대화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번영과 공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확대하고,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기후 변화,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 전 세계가 다중위기에 직면하며 기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시각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ESG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디지틀조선일보는 ‘함께 걷는 미래’를 주제로 한 특집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ESG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각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내 인공지능(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기업 알에스엔(RSN)이 최근 ‘2023년 국내 금융권 ESG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언급이 이뤄진 부문은 ‘사회’가 79,23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환경’이 9,184건, ‘지배구조’가 7,19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개월간 제1금융권 공식 사이트 내 보도자료 게시판 및 언론 채널을 통해 올라온 보도자료를 대상으로 키워드 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더불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세 가지 부문에 공통으로 나타난 주요 활동은 ‘상생 금융’ 관련 활동이었다.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이자 책임으로 여기는 금융권의 특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이밖에 국내 금융권에서는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ESG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2023년 국내 금융권 ESG 현황 보고서’가 분석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ESG의 분야별 경영 활동을 소개한다.
Environment :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 및 금융 지원
환경 부문 금융권 활동량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양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친환경 업사이클링 운동 등의 활동을 통해 녹색금융 실천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저탄소 실천 기업·개인을 대상으로 한 ESG 업무 협약과 성장동력 대출, ESG 금리우대 등의 다양한 관련 상품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상위 5개 은행을 한정해 환경 부문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이들 모두 ‘친환경’, ‘탄소중립’, ‘자원순환’, ‘환경 특화 상품 출시’ 등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금융권이 노력이 나타나는 키워드들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국민은행의 경우 ‘도시양봉장’, ‘궁궐숲’, ‘정원 조성’, ‘플로깅’ 등 타 금융권과는 달리 생태계 위기에 초점을 맞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활동이 확인됐다.
환경 분야에서 활동량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소재’, 탄소중립 추진 전략’, ‘환경교육’등의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스코퓨처엠에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약속한 바 있으며, 해외인프라 도시개발사업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ocial : 대출상품 금리 인하, 취약계층 이자 감면 등 지원 활발
사회 부문 금융권 활동량은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에 따른 사회와의 상생과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 19와 경제 둔화 등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상생 금융, 경영을 목표로 한 업무협약, 금융지원 등의 사업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상위 5개 은행을 한정해 사회 부문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업무협약’, ‘중소기업’, ‘대출’ 등의 키워드가 상위 연관어로 나타났으며, 이외에도 ‘청소년’,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키워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부문에서 활동량이 가장 많았던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50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 추진과 일시적 연체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체 금리 3%p인하를 시행한 바 있다. 주로 언급된 핵심 키워드는 ‘금융 접근성 확대’, ‘인재 양성’, ‘소상공인 지원’, ‘시니어 고객 서비스 강화’ 등으로 나타났다.
Governance : 금융 소비자 보호 서비스 다양화
지배구조 부문 금융권 활동량은 신한은행, SH수협은행, 대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고객보호와 편의성 강화 확대 등과 함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시니어층 고객 소외 방지 디지털 금융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은행장 취임과 함께 각 은행의 ESG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사가 다수 출고됐으며, 이외에도 ESG 채권 발행이나 신사업모델 발굴 등 지속가능 경영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 SH수협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우리은행 등 상위 5개 은행을 한정해 조사한 결과, 공통 키워드로 ‘디지털’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활용 방식은 은행마다 상이한데,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를 강조했으며, SH수협은행은 ‘현장중심경영’, ‘인사청탁 근절’ 등 경영·사업 부문에서 ‘디지털’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디지털 역량 인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자 했으며, 우리은행은 ‘사이버 공격 대응 대회’ 등을 개최하며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배구조 분야에서 활동량이 가장 많았던 신한은행의 경우 ‘내부 통제 강화’, ‘인권 경영’, ‘자금세탁방지’, ‘이사회’, ‘금융사기 예방’ 등의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영업점 보관 현금과 골드바 등 현물을 자동화로 관리해 주는 ‘디지털 금고’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8월에는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영상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