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동반 수면 문제, 자폐 핵심 증상 및 문제 행동과 영향 깊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가 자폐 핵심 증상 및 행동 문제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결함,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로, 국내 유병률은 약 2% 내외다. ASD 환자의 40~80%는 수면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는 자폐 증상 및 문제 행동과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희연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재일 교수·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 연구팀은 두 개의 연구를 통해 ASD에서 발생하는 수면 문제의 특성을 살피고, 밝혀진 특정 수면 문제가 자폐 증상 및 행동 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먼저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ASD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면다원검사, 액티그래피 등의 수면 검사와 수면에 대한 설문을 통해 수면 문제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메타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밝혀진 특정 수면 문제들이 자폐 증상, 행동 문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ASD 소아·청소년은 정상 발달 중인 또래와 비교해 입면이 지연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지며 전체 수면 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렘(REM)수면이 적고 주간 졸음을 더 많이 호소하는 특성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 결과, 여러 수면 문제는 자폐 핵심 증상 및 행동 문제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면 관련 불안과 입면 지연은 자폐 핵심 증상 중 하나인 제한된 관심사에 대한 몰두 및 반복 행동과 연관이 있었고, 밤에 자주 깨는 문제는 공격적 행동, 기분·불안·주의력 문제 등 다양한 문제 행동과 연관이 있었다. 또 주간 졸음을 많이 경험하는 아동의 경우 더 높은 비율로 기분·불안 문제를 동반했다.
이번 연구는 ‘Epidemiology and Psychiatric Sciences’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에 각각 게재됐다.
김희연 교수는 “두 건의 연구를 통해 ASD 소아·청소년들이 다양한 수면 문제를 겪고 있으며, 수면 문제가 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자폐 증상, 행동 문제와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라며 “ASD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에 개입해 자폐 증상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