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성 심낭염 환자, 석회화 수치 낮을수록 수술 예후 불량
교착성 심낭염 환자의 심낭 석회화 수치가 낮을수록 심낭 제거 수술 예후가 불량하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 교수는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 영상의학과 김성목 교수와 함께 성균관의대에 재학 중인 이영현 학생을 지도해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IF=3.5) 최근호에 교착성 심낭염 수술의 예후를 가늠하는 지표로 ‘석회화 수치 모델’을 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심혈관질환에서 석회화 수치는 일반적으로 병이 진행되거나, 만성화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특히 혈관질환에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엑스레이(X-ray) 검사에서 심낭의 심한 석회화가 보이면 심낭염의 악화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나쁜 예후와도 관련 있다고도 보고되었다.
그러나 수술을 시행한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는 석회화 병변을 가진 환자가 오히려 심장과 잘 분리되어 완전하게 제거가 쉽다는 경험을 아이디어 삼아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심낭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CT 검사에서 확인한 석회화 수치(Calcium Score)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가 오히려 수술 후 증상 개선이 늦고, 재입원 빈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172주 동안 추적 관찰하는 동안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가 수술 이후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오히려 낮았다. 칼슘 수치를 기준으로 낮은 그룹(37명)과 높은 그룹(61명)으로 재분류했을 때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낮은 그룹 환자에게서는 43.2%(16명), 높은 그룹에서는 14.7%(9명)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이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교착성 심낭염의 활동성 염증 시기가 완전히 끝난 완벽한 만성 상태인지, 아직 염증세포가 활동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는 교착성 심낭염이 완전히 만성화됐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수술로 제거하는 이점이 뚜렷하지만, 낮은 환자의 경우 아직 일부 염증세포가 활동하고 있는 상태로 수술 이후에도 염증 세포가 재활성화하거나 섬유화가 진전되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장성아 교수는 “심낭 제거 수술은 교착성 심낭염을 상당수에서는 완치에 가깝게 호전시킬 수도 있다. 다만 예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게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