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만 유발? 대기오염,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인다
대기오염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원호연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 건강(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벌 대기상태(State of Global Air) 2019'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인 가운데 특정 질환자 중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사망한 비율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40%, 하기도 감염(폐렴, 기관지염) 30%, 뇌졸중 26%, 당뇨병 20%,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20%, 폐암 19%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에서의 대기오염 영향으로 인한 사망률 조사에서는 1990년 만성 호흡기질환 47.1%, 심혈관질환 25.5%였지만, 2015년에는 심혈관질환이 44%를 차지하고, 만성 호흡기질환이 33.6%를 기록하며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심혈관질환이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 교수는 “대기오염이 기존의 호흡기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장기간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O3) 노출 및 심혈관계 사망률에 대한 관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와 오존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PM2.5) 정도와 허혈성 심장질환 및 뇌졸중 사망률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허혈성 심장질환 및 뇌졸중 사망률이 비례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인구의 99%가 WHO 대기질 지침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에 살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의 영향이 매년 약 670만 명의 조기 사망 원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9년 전 세계적으로 약 420만 명이 실외 공기 오염 탓에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몸에 흡입된 초미세먼지(PM2.5)가 폐 조직 내부에 깊숙이 침전되면 폐에 염증이 발생해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미세 물질이 직접적으로 혈관에 작용하기도 하며,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4개 메타 분석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PM2.5) 대기오염 물질에 최대 7일 동안 단기간 노출되면 초미세먼지(PM2.5) 10mg/㎥당 급성심근경색 상대 위험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초미세먼지(PM2.5)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상대적 사망 위험은 초미세먼지(PM2.5) 10mg/㎥당 9%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등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의 장기간 연구(European Study of Cohorts for Air Pollution Effects)에서는 미세먼지(PM10)가 10ug/㎥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2%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국내외 여러 연구 논문에서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미세먼지 노출이 높을수록 심부전, 고혈압, 심방세동 등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원 교수는 “국내외 여러 연구 논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으로 인해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최근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지만,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실외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