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재발 방지 위한 ‘항혈소판제’, 단계적 감량으로 부작용 줄인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재발 방지를 위해 투약하는 항혈소판제 강도를 단계적으로 감량하면, 표준 요법과 같은 효과를 유지하면서 항혈소판제로 인한 출혈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경우·강지훈 교수팀은 4개의 대규모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TROPICAL-ACS, POPular Genetics, HOST-REDUCE-POLYTECH-ACS, TALOS-AMI)에 등재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10,133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준 항혈소판제 요법과 비교해 단계적 항혈소판제 감량 요법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갑작스러운 혈류 차단이 발생해 심근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 1년 이내의 기간 항혈소판제 약물 치료를 필수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항혈소판제는 출혈의 부작용을 동반해,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단계적 감량 요법’이 제기됐다. 단계적 감량 요법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재발 위험과 항혈소판제로 인한 출혈 위험을 비교해 출혈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되면 항혈소판제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약물 요법이다.
연구팀은 단계적 감량 요법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항혈소판제 요법에 따라 ▲표준 치료법군(5068명) ▲단계적 감량 요법군(5065명)으로 나누고, 발병 이후 1년간 임상 사건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허혈 사건(심장 사망, 심근경색 및 뇌혈관 사건의 복합)의 1년 누적 발생률은 표준 치료법군과 단계적 감량 요법군이 각각 3.0%, 2.3%였다. 출혈 사건의 1년 누적 발생률은 각각 9.1%, 6.5%였다.
즉 단계적 감량 요법은 표준 치료법에 비해 허혈 사건을 24%, 출혈 사건을 3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로 연구팀이 연령·당뇨·고혈압·신장 기능·흡연 여부 등 변수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구분해 하위 분석을 실시한 결과, 단계적 감량 요법의 허혈 및 출혈 사건 예방 효과는 두 위험군에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IF;35.855)’ 최신 호에 게재됐다.
순환기내과 강지훈 교수는 “항혈소판제 투약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들에게 필수적이며 단계적 감량 요법으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환자들은 출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단계적 감량 요법 적용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환기내과 박경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거수준이 가장 높은 무작위배정 연구의 메타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단계적 항혈소판제 감량 요법의 신뢰도 높은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단계적 감량 요법이 세계적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