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pr.chosunjns@gmail.com

"처음 기획을 쓸 때,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렸다. 끝까지 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런데 그 두 여자가 대척점의 인물이면 좋겠다. 이 이야기에서 '퀸 메이커'가 시작됐다."

오진석 감독이 '퀸 메이커'에 대해 밝혔다. 그는 11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새 시리즈 '퀸메이커' 제작발표회에 배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과 함께 참석했다.

'퀸 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김희애와 문소리가 맡은 두 명의 여성이 극을 이끌고 나간다. 그리고 그 두 여성은 대척점에 있다. 김희애가 맡은 황도희는 은성그룹 미래전략기획실 실장에서 오경숙(문소리) 서울 시장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이 된 인물. 김희애는 "한 대 맞으면 두 대로 갚아주는 인물"이라고 황도희를 설명하며 촬영 내내 하이힐을 신고 있었음을 전했다. 그는 "저는 원래 운동화를 주로 신고 언제 하이힐을 신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황도희는 (하이힐에서) 절대 안 내려온다. 고생 좀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소리가 맡은 오경숙은 18대 서울시의원이자, 노동 인권 변호사에서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인물이다. 문소리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코뿔소', '들이 받는' 캐릭터"라며 "점점 타고난 퍼포먼스의 귀재이기도 하고, 돌직구 화법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오경숙을 "자유분방한 인물"로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정치인에서 레퍼런스를 찾기보다, 대본을 분석하며 "문소리만의 새로운 정치인"을 완성했다.

오진석 감독은 황도희와 오경숙의 관계를 "얼음과 불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오 감독은 "극 중 황도희는 어떤 경우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그 상징성이 스타일링에 킬 힐이 있다. 그 얼음이 부서지는 과정이 있는데, 부서져도 끝까지 녹지 않는 얼음을 생각했다. 극 중 오경숙은 옳지 않느 것을 대할 때 물·불 안 가리는 뜨거움을 생각했다. 그 불이 누군가를 태워 없애는 불이 아닌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생각했다. 불과 얼음의 시너지가 모순적일 수 있고 어려운 과정인데 두 배우들이 제 상상 이상으로 표현을 잘 해주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김희애와 문소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작에서도, 사석에서도 만난 바 없는 김희애와 문소리는 '퀸 메이커'를 통해 "눈만 바라봐도 스르르 맞춰지는 순간"을 경험할 정도로 하나가 됐다. 특히, 김희애는 "문소리가 감독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다. 정말 똑똑한 배우구나 생각했다. 단언컨대 오경숙 역할은 문소리가 전 세계 최고"라고 극찬을 더했다.

황도희(김희애)와 오경숙(문소리)가 맞서게 되는 인물은 국민 아나운서에서 한국 공화당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선 백재민(류수영)과 은성그룹 회장 손영심(서이숙).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남다른 요리 솜씨를 뽐낸 류수영은 '퀸 메이커'를 통해 본업으로 복귀한다. 류수영은 "지지율이 보장된 남성 정치인이다. 그런 생각을 많이했다. 사람이 변한 걸까 원래 모습을 찾아간걸까. 이 사람이 원래 악한 사람일까 변한걸까, 의문점을 가지고 연기했다"라며 역대급 악역을 예고했다. 이에 김희애는 "류수영을 보며 박하선 씨는 무슨 복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여려서 이 역을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제 마음 속 가장 핫 한 남자배우다. 류수영의 재발견"이라고 극찬을 더했다.

서이숙은 황도희(김희애)가 떠난 은성그룹의 회장 손영심 역을 맡아 오직 "이익"에 대한 생각을 했다. 서이숙은 "모든 1순위는 '이익'이었다. 욕망만 커졌다. 백재민이라는 사위가 썩 훌륭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런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본인의 욕망을 위해 서울시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기업인은 욕망 덩어리인가 싶었다"라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퀸 메이커'에서 김희애와의 호흡이 유독 많았던 서이숙은 "'부부의 세계'에서 만났을 때부터,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김희애는 이야기를 주는 배우다. '퀸 메이커'에서도 많이 부딪히는데, 그때마다 다른 에너지를 준다.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강렬한 두 여성이 끝까지 돌진하는 이야기를 통해 오진석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한 걸까. 오진석 감독은 "극 중 황도희가 오경숙에게 질문하는 장면이 있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왜 오버하면서 약자를 위해 싸우고 투쟁하냐'라고 묻는다. 그때 오경숙이 엄청난 철학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당연하다는 듯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라고 답한다. 단순하지만 그 답에 울림이 있었다. 약자를 보호하는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낯설게 들리는 세상이 된 건 아닐까 싶었다. 소박한 가치를 센 캐릭터의 강력한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센 캐릭터들의 강렬한 부딪힘을 통해 전해지는 정말 소박한 가치. 이는 배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 등이 열연한 넷플릭스 새 시리즈 '퀸 메이커'에서 전해질 예정이다. 오는 4월 14일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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