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수면 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285만 명에 이른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험성도 잘 알려지지 않아 진단율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수면무호흡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보완 및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발표한 연구팀은 최근 해당 기술을 ‘실시간’ 수면무호흡 진단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나타난 수면무호흡증 결과와 연구팀의 AI 모델의 비교 결과, 중증(a), 경증(b) 모두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정확한 실시간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1,000여 개의 숨소리 데이터에 더해, 에어컨 등 가전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리는 차량 소음 등 2만 개 이상의 소음 데이터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각종 생활 소음이 있는 수면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86%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기존 수면무호흡 진단기기보다 진보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진단기기는 하룻밤을 모두 자고 나서 진단할 수 있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시 바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실시간으로 수면 중 자세를 교정해 무호흡을 줄여주는 침구류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원천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첨단 헬스케어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개재됐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가정 환경 소음 22,500개는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음"이라며 “병원 환경과 달리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슬립테크(Sleep-tech) 분야의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해당 기술이 일반인의 수면무호흡증 자가 진단과 생활 습관 교정에 도움 되도록 무료 애플리케이션 ‘슬립루틴(Sleep Routine)’에 적용 및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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