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 대한 편견 사라져, 다양한 장르로 변화 시도하고 있는 방송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가상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돌아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방송계도 마찬가지다, 유재석으로부터 시작된 ‘부캐’ 열풍과 메타버스 바람이 합쳐지면서 아바타·VR·AR 등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형태의 예능을 만들어냈다. TV CHOSUN에서 방영한 ‘부캐전성시대’가 그 예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최초 메타버스 아이돌 ‘에스파’를 만들어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시도는 좋았으나 시청률은 1%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낯선 퀄리티에 거부감을 느끼는 네티즌의 반응도 많았다. 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방송은 통상 2~3주 정도를 투자해서 1~2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며 “최근 제작된 메타버스 프로그램의 경우 평균적으로 10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와 게임을 방송과 비교하기는 애당초 무리이다”고 설명하며 제작 환경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를 대비해 메타버스 예능을 시도한 것 자체가 큰 의미다. 여전히 방송계는 지금보다 더 미래를 내다보며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한 해를 휩쓴 메타버스 예능은 무엇이 있었을까?

(사진제공: 티빙 유튜브 캡쳐)

얼라이브, 그리운 이를 XR로 소환한 ‘AI 복원 프로젝트’

2022년 초 TVING을 통해 故 유재하와 임윤택이 소환됐다. 그리운 이들을 다시 만나는 본격 ‘AI 복원 프로젝트’ 얼라이브를 통해서였다.

AI 복원 작업을 통해 건강한 모습으로 되살아난 故 임윤택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미발표곡 ‘낡은 테잎’을 비롯하여 울랄라세션과 함께 완전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故 유재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으로 나타나 35년 만에 신곡 ‘그대의 조각들을 담고서’를 열창했다. 또한 대형 미디어 월을 통한 XR(확장현실) 공연으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을 두었다.

AI와 딥페이크 기술을 동원해 고인이 된 가수와 현재 살아있는 가수가 합동무대를 꾸며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얼라이브는 2022 뉴미디어 콘텐츠상 대상,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한 2월 이달의 PD상 등을 수상하면서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사진제공: JTBC Music 유튜브 캡처)

뉴페스타, 공연에 목말랐던 네티즌 위한 ‘뉴노멀 페스티벌’

JTBC에서 메타버스와 온라인 그리고 오프라인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신개념 페스티벌 음악 프로그램인 ‘뉴페스타’를 선보였다.

윤종신과 유희열이 두 팀으로 나눠 출연자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페스티벌을 기획해 메타버스 속에서 확장현실 기술무대를 구현해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게다가 김종완, 거미, 빅마마, 송가인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1%대로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색다른 무대 연출과 그래픽은 네티즌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이어 페스티벌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갈등을 해소시키며 신개념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사진제공: MBN)

아바타싱어, 실시간 AR 기술 활용해 메타버스 방송 선봬

MBN에서 방영한 ‘아바타싱어’는 실시간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의 무대에서 아바타끼리 무대로 승부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최정상 아티스트 26팀이 아바타로 변신해 서로의 정체를 숨기고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아바타에 대한 혹평도 피할 수 없었다. 제작비에 대해 어설픈 퀄리티에 일부 네티즌들이 아쉬운 반응을 내보였지만 방송 최초로 장성규 버추얼 MC 제작 및 순수 창작 캐릭터라는 점에서 의미를 살렸다.

‘아바타싱어’는 아바타가 현실 스타 팔로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온라인상으로 한정돼 있는 메타버스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지평을 넓혔다.

(사진제공: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리버스, ‘버추얼 콘텐츠’의 장점 살린 최초 서바이벌

국내 최초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의 최종 데뷔조가 공개되면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획·제작한 소녀리버스는 버추얼 캐릭터로 변신한 전현직 아이돌 30인이 가상 세계에서 서바이벌을 펼쳐 최후의 5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이색 포맷 프로그램이다. 특히 TV가 아닌 카카오페이지에서 방영해 버추얼 콘텐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예능 론칭 전부터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작해 기대감을 높인 것도 한몫했다. 개인 PR 영상부터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버추얼 소녀 30인이 부른 메인 테마곡 ‘약속해’ 스페셜 무대를 선보여 국내외 K팝 팬들에게 주목받았다. 

버추얼 아이돌 데뷔 꿈을 이룬 5인의 소녀들은 5월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고했다.

(사진제공: TV CHOSUN ‘아바드림’ 방송 캡처)

아바드림, AVA로 변신해 꿈의 무대를 펼치는 ‘XR 라이브 쇼’

TV CHOSUN에서도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 메타버스 AI 음악쇼 ‘아바드림’을 방영했다. 

지금까지 공개됐던 메타버스 음악 프로그램이 서바이벌과 경연에 가까웠다면 아바드림은 경연 없이 스타의 꿈을 투영한 ‘아바(AVA)’를 통해 펼치고 싶었던 진정한 꿈의 무대를 실현했다. 

또한 하늘의 별이 된 스타들을 소환하는 ‘트리뷰트’ 무대도 인상적이다. 故 김성재부터 故 김자옥, 故 서지원, 故 김환성까지 AI 보이스 기술을 활용해 생전에 그들이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며 드리머들과 함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물했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CHO는 “항상 저희는 유가족분들과 상의를 나누겠다는 생각이고, 고인 이루지 못했던 것, 못다한 약속들을 도우려고 하는 방향이다”고 전하며 트리뷰트 무대에 대한 우려에 대해 조심스럽게 답했다.

‘아바드림’은 AR 엔진에 최적화된 3D 콘텐츠를 구현해 현실과 가상의 AVA가 혼합된 증강현실 무대를 통해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다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metarism@galaxyunivers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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