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민호, '열정'으로 임한…해병대·예능·'더 패뷸러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에서 최민호가 맡은 지우민은 독특한 캐릭터이다. 처음 만나는 표지은(채수빈)의 연인에게 "지우민입니다. 지은이 엑스이기도 하고요"라고 악수를 건네는 인물. 캐릭터 첫 줄에 '열정 빼고 모든 것을 갖춘'이라는 설명이 있는 인물이다. 대중이 아는 최민호와 전혀 다른 인물인데, '더 패뷸러스'를 보다 보면 또 그가 지우민으로 보인다. 열정을 빼야 하는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 더 열정을 보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 패뷸러스'는 패션계에서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네 친구들의 사랑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홍보 대행사의 과장 표지은(채수빈), 포토그래퍼 지우민(최민호), 디자이너 조세프(이상운), 슈퍼모델 예선호(박희정)는 일명 '냅다까라' 4인방으로 뭉쳤다. 최민호는 "아무래도 제가 일을 할 때, 무대 뿐만 아니라 연기도 하고 있고, 해외에서 패션 관련 행사에 초청을 받아 간 적도 있고요. 여러 행사장에 가는 등 제 삶도 녹아져 있어 공감이 많이 됐죠"라고 밝혔다.
위치가 달랐다. 최민호는 사람들 앞에 서는 인물이었다면, 지우민은 앞에 선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 인물이었다. 그런 설정 역시 최민호에겐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우민이를 만나 또 하나 배우게 된 것 같아요"라며 포토그래퍼를 잘 그려내기 위해 사전 공부를 했음을 밝혔다. "극 중에서 쓴 카메라로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액션을 하는 거니 전문적으로 찍는 척을 한 거지만, 더 전문성이 부각된 디테일이 덜 담긴 것 같아 아쉽기는 해요. 많이 배웠는데 조금만 나온 것 같아서요"라고 덧붙이며 웃음 짓는다.
"지우민과 저의 싱크로율은 사실 극 초반에는 정반대 같아요. 캐릭터의 첫 줄이 '열정 빼고 모든 것을 갖춘'이었거든요. 그냥 반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쉬울 줄 알았거든요. 저는 매사에 '파이팅' 넘치는 성격인데 우민이는 열정이 없다 보니, 파고들수록 그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생각도 많아지고, 깊어지는 시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은(채수빈)과의 관계가 달라지고, 우민이가 변화하면서 앞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극 후반부에는 제 모습을 가져와서 우민이에게 담은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지은(채수빈)과 우민(최민호)는 과거 연인이었던 사이다. 최민호는 과거에 사귀었던 연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민이가 자신을 엑스(전 연인)라고 소개하는 말에 머리가 띵했어요. 사실 저는 '엑스는 안 보자'라는 주의거든요. 만약에 헤어졌는데 계속 생각나고, 만나고 싶은데 '냅다까라' 친구들 같은 조력자들이 있으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아요. 실제로 마음이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전과 달리 마음이 좀 오픈된 부분이 있죠."
그룹 샤이니로 데뷔한 후, 최민호는 지난 2010년부터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벌써 13년 차 배우다. 최민호는 연기에 대해 "굉장히 재미있어서 하고 있고요.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욕심을 내서 하는 것 같아요"라고 밝힌다.
"군대 가기 전까지는 스스로 조급한 마음이 있었어요. 결과물을 내야할 것 같은 급한 마음이 욕심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도 좀 더 깊이 있는 내면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군대에 가서 여유를 찾고, 스스로 돌아보며 '그동안 조급했구나' 깨닫게 됐어요. 30대가 됐고, '스스로 여유를 찾아야겠다'라고 느끼면서 제대 후에는 전혀 조급하지 않아요. 천천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려고요."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돼 질문이 이어졌다. 최민호는 지난 2019년 4월 해병대에 입대해 2020년 11월 전역했다. 그는 제대를 앞두고 '2020 호국훈련' 참가를 위해 20일의 전역 전 휴가를 반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는 "돌이켜보면 저도 참 유별나다 싶은데요. 그 당시에는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후회는 안 해요"라고 운을 떼었다.
"제가 해병대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에요. 그때의 나이에 가장 빠르게 들어갈 수 있는 곳, 훈련이 힘든 곳이 해병대라고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그곳에서 비연예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행사에는 최대한 참여하지 않고 모든 훈련에 참여하고 싶었어요. 그런 군 생활을 해야지 스스로에게도 뭔가 더 많은 것이 남을 거고, 정말 제대로 된 군생활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군대에서 보낸 시간들이 저에게 너무 좋은 시간들이라서요. 전역한 지 1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간부님들이 때가 되면 과메기를 보내주세요. 제가 포항에서 복무해서요.(웃음)"
최민호는 예능 도전도 앞두고 있다. 오늘(20일) 티빙에서 공개되는 예능 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에서 배우 하정우, 주지훈, 여진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 최민호는 "하정우 형님과 (여)진구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고, 주지훈 형님은 평소 알고 지낸 사이라서요. 예전에 MBC '메디컬 탑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거든요. 모니터 해주고 연기 이야기도 해주고, 저에게 도움을 많이 준 형이에요. 그런 형이 여행 예능을 간다기에 '진짜 가요?'라고 물어봤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인생에서 언제 이런 걸 느껴볼까'라는 감정을 느낄 정도로 울컥했던 순간이 있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2023년 바쁜 활약도 예고했다. 최민호는 예능 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에 이어 샤이니로도 활동한다. 15주년을 맞은 샤이니는 정규앨범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라는 전언. 최민호는 "저희 데뷔가 5월 25일인데요. 최대한 그때 맞춰서 하려고요. 변동 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의미 있는 날이라 맞춰보려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과연, 모든 일에 이렇게 열정을 쏟는 그에게 '열정'은 어떤 의미일까.
"저는 그 단어가 굉장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매번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저는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칠 때고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힘내서 하면, 안 되던 것도 이뤄질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항상 저를 채찍찔하고 자극하는 단어지만, 그러면서 일어서게 하는 단어거든요. 그런 면이 '더 패뷸러스'와 잘 맞아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청춘을 대변하는 4인방의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용기와 위로를 받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