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가상공간 속에 ‘벤츠 공장’ 짓는다
디지털 트윈 개발 플랫폼 ‘옴니버스’로 가상공장 구현… 차량 생산 능력 확대 목표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이 엔비디아 플랫폼을 통해 가상으로 지어진다. 엔비디아는 벤츠가 차량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자사의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가상공간을 건설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벤츠가 가상으로 구축하는 공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신제품 생산을 담당할 독일 라슈타트 공장이다. 현재 이 공장에선 메르세데스 벤츠 A 및 B 클래스와 소형 SUV GLA, 순수전기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EQA가 제조되고 있다.
옴니버스는 현실 공간과 제품 등을 디지털 공간에 쌍둥이처럼 똑같이 구성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축·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는 개방형 3D 개발 플랫폼이다. 다른 디지털 트윈 플랫폼과 달리 현실공간에서 이뤄지는 물리법칙이 그대로 구현되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건물을 세웠을 때 그림자가 어떻게 생기는지가 그대로 나타나고, 통신 중계소를 세웠을 때 실내와 실외에 통신 전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엔비디아가 3D 이미지 환경을 지원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십 년간 꾸준히 개발해온 결과다.
옴니버스의 또 다른 강점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엔비디아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공장 제조 예측과 시뮬레이션 등의 작업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벤츠는 이 기능을 자동차 생산에 적용해 차량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차량 생산은 수천 개 부품과 작업자가 조화롭게 움직여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때 공급망이나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시 지연이 일어나 막대한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 신차를 출시할 경우 공급망 문제는 더 커진다. 신차 설계를 반영하기 위해선 보통 생산 공장의 레이아웃을 재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차량의 제조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 때문이다.
벤츠는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라슈타트 공장을 가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옴니버스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 설계자는 디지털 트윈 공장을 통해 신차 출시 등 필요한 내용에 따라 공정을 검토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모든 변경 사항은 가상 세계에서 신속하게 평가되고 검증된 다음 실제로 공장에 구현된다. 그만큼 차량 공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일례로 신차가 출시될 때 기존에는 공장 전체를 장기간 멈추고 레이아웃을 변경에 필요한 설계 등의 작업을 해야 했지만, 옴니버스를 활용하면 가상공간에서 해당 작업을 미리 진행해 공장이 멈추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현재 벤츠 사업부와 소형차 모델 생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차량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