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에 뜨는 ‘K-디지털헬스’
SK바이오팜·딥노이드·뷰노·롯데헬스케어 등 유력기업 총출동
AI 영상판독 솔루션부터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전시
국내 AI 기술이 세계 바이오‧의료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 노력 역시 이어지고 있다. 오는 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진출 사례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드러난다. 2일 각 사에 따르면 SK바이오팜, 딥노이드, 롯데헬스케어 등 국내 디지털 의료기업은 이번 CES에서 디지털 의료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모바일 기기와 전자제품 등 소비자 제품을 주로 소개해온 CES는 지난해부터 ‘디지털 헬스’를 주요 카테고리로 잡고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도 주요 5개 기술 카테고리에 모빌리티, 웹3.0·메타버스, 지속가능성, 인간 안보와 더불어 디지털 헬스를 포함시켰다. 국내 디지털 의료 기업은 이러한 전시회 트렌드에 맞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결합한 국내 디지털 의료 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캐나다 등에 제품과 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신약 개발 기업이다. 최근에는 바이오와 디지털을 융합한 ‘프로젝트 제로’를 진행 중이다. 뇌전증 환자의 발작완전소실을 목표로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환자의 뇌파·심전도·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과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발작 발생을 감지하는 AI 모델 개발 등을 목표로 한다. SK C&C, SK텔레콤 등 SK 계열사와 함께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해당 프로젝트로 개발된 뇌전증 전용 디바이스를 선보인다. 제로 와이어드, 제로 헤드밴드, 제로 이어버드, 제로 헤드셋 등이다. 모두 ‘제로 앱’에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며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장치다. 이 중 제로 글래스와 제로 와이어드는 디자인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 국내 제약사에선 최초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은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 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다양한 업적들을 이룩했다”며 “환자 치료를 중심으로 예방, 진단, 관리 등 전과정을 제공하는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료 AI 기업 딥노이드는 AI 기반 정밀 판독 솔루션을 선보인다. 딥노이드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주로 공급하는 회사다. MRI와 CT에서 촬영한 영상을 AI가 판독해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딥AI’ 등의 영상판독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흉부와 척수 등의 MRI 영상을 AI가 판독한 후 폐암이나 폐렴, 척수 질환 등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딥AI와 PACS 솔루션 중 하나인 ‘딥팍스프로’를 상호연동해 여러 질환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의료 AI 기업인 뷰노는 개인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프로’와 관련한 시장조사에 나선다. 부스를 열지 않고 이예하 뷰노 대표가 직접 경쟁사 파악에 나선다. 하티브 프로는 뷰노가 처음 선보이는 하드웨어 의료기기다. 언제 어디서든 심전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기록, 저장, 전송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측정된 신호는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이 기기를 통해 사업 영역을 병원 등 B2B에서 개인 소비자 분야인 B2C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헬스케어는 맞춤형 건강 관리 플랫폼 ‘캐즐’의 테스트 버전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다. 개인 건강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건강기능식품, 식단, 운동 등을 추천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이번 CES 참석 이후 4월 오픈베타에 이어 8월에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용자가 캐즐 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한다. 전시관 방문객들은 캐즐 앱을 사용해 개인 문진을 등록한 후 각 결과 유형에 맞는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상용화될 버전에서는 진단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전자 검사, 의료 데이터, 라이프로그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테라젠 헬스와 협업해 유전자 분석 검사 체계를 구축한다. 진단 알고리즘은 온택트 헬스와 협업해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본부장은 “건강정보뿐만 아니라 관리에 필요한 상품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건기식, 일반식품, 운동용품, 뷰티 영역에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