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한국인 위암 발생 높이는 단백질 변이 발견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단백질 변이를 발견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김홍태·숙명여자대학교 생명시스템학부 김용환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검체를 이용한 임상데이터 분석과 중개연구 및 기초실험을 통해 한국인 위암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PWWP2B 단백질’ 변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 단백질 변이를 막는 것으로 위암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인 위암 환자의 검체 분석을 통해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의 4%, RNA 시퀸싱 분석의 12%에서 특이적으로 발현이 되나 기능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PWWP2B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해당 단백질의 기능 확인을 위해 위암 환자의 정상세포와 위암 세포 총 50검체를 엄선해 ‘전장액솜유전체분석(Whole-Exome Sequencing)’을 통한 체세포 유전자 변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PWWP2B 단백질은 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단백질로서 ‘UHRF1 단백질’과 상호작용하여 DNA 이중사슬 손상(Double-Strand Break, DSB)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PWWP2B 단백질에서 결핍·손상·복제 등 변이가 발생하면 세포 민감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기전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는 체내 PWWP2B 단백질 변이가 일어나면 우리 몸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하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돼 결국 위암의 원인으로 이어짐을 뜻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PWWP2B 단백질은 MRE11 단백질과 상호작용하여 DNA 이중사슬 손상이 일어난 부위에 DNA 말단이 절제되는 상황이 발생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생성된 단일 가닥에 RPA2, RAD51과 같은 단백질이 결합하여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이 일어나 손상된 DNA가 복구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PWWP2B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에서 DNA 말단이 절제되는 상황 발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RPA2와 RAD51 단백질의 모집(Recruitment) 또한 감소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PWWP2B 단백질이 위암 환자의 생존 기간과도 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체 위암 환자 25명 중 PWWP2B 단백질 변이가 발생하지 않았던 그룹의 평균 전체 생존 기간은 58.6개월이지만, PWWP2B 단백질 변이가 발생한 그룹은 그 절반에 가까운 24.9개월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엠보 리포트(EMBO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대영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PWWP2B 단백질은 위암의 정밀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예후를 예측하는 데도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홍태·김용환 교수는 “임상과 기초연구팀의 긴밀한 합동 연구 결과 PWWP2B 단백질이 DNA 이중 사슬 손상 복구를 돕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냈다”며, “이번 연구 이후에 위암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후속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