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가요결산] BTS의 결단→'소녀들의 시대'…K-POP 열풍은 계속된다
"지금은 소녀시대!"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가 앞세운 인삿말이다. 당시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카라, 소녀시대 등이 연달아 출격하며 2세대 '소녀'들의 '시대'가 열렸다면, 2022년 다시 한 번 '소녀들의 시대'가 돌아왔다. 여기에 한층 더 글로벌 성격이 강해진 K-POP 시장과 그 중심에 있던 방탄소년단의 부재가 결정되기까지 올해의 가요계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 돌아온 소녀들, 성장한 소녀들
2022년 가요계를 한 마디로 하자면 '소녀들의 시대'다. 실제 5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소녀시대'를 비롯한 2세대 걸그룹의 귀환, 그리고 새롭게 얼굴을 알린 4세대 걸그룹의 독보적 성장이 펼쳐졌다. 소녀시대는 지난 8월, 뜨거운 여름을 완성시켰다.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작업한 켄지와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곡 'FOREVER 1'으로 다양한 이스터에그를 선보이며 그 시절 향수에 젖어들 수 있게 만들었다. 데뷔곡의 가사를 지금 시점으로 녹여낸 것은 물론, '다시 만난 세계'의 도입부가 'FOREVER 1'의 후반부 브릿지에 삽입되며 팬들에게도, 소녀시대에게도 뜻깊은 활동을 완성했다.
카라는 박규리, 한승연, 허영지는 물론, 2014년 탈퇴했던 니콜과 강지영까지 합류한 5인 체제로 7년 6개월 만에 스페셜 앨범 'MOVE AGAIN'을 발매했다. 여기에 함께 공개된 타이틀곡 'When I Move'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빈자리에 세팅된 테이블웨어와 엔딩 장면에서 6개의 마이크를 놓는 등 3년 전 세상을 떠난 故 구하라 역시 함께 한다는 듯한 의미를 완성해 뭉클한 감성을 안겼다.
새롭게 얼굴을 알린 '소녀들의 성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를 시작으로, 1월 케플러, 2월 엔믹스, 5월 르세라핌, 7월 데뷔한 뉴진스까지 신인 걸그룹이 대거 출격하며 역대급 '신인상 경쟁'을 완성한 것. 그 중에서도 아이브의 활약이 돋보인다. 4월 발매된 'LOVE DIVE'는 2022년 써클차트 기준 디지털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했고, 7월 발매된 'After LIKE' 피지컬 앨범은 16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아이브는 각종 시상식 신인상을 휩쓴것은 물론, 'MMA2022'에서 '올해의 베스트송', '2022 MAMA AWARDS'에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하며 '대상 가수'에 이름을 올렸다.
◆ '팬데믹→앤데믹'으로…더욱 커진 '글로벌' K-POP 시장
2022년 K-POP 시장은 새로운 밀리언셀러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써클차트는 이러한 앨범 판매량 증가의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K-POP 팬덤 시장이 글로벌로 확대된 영향으로 판단했다. 작년부터 피지컬 앨범 4대 수출 대상국에 오른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특히 과거 음반 판매량 순위에서 이름을 보기 어려웠던 걸그룹들이 밀리언셀러 및 하프 밀리언셀러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달라진 판도를 예고했다. 앞서 언급한 아이브를 비롯해 트와이스, ITZY 등이 새롭게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렸으며, 엔믹스, 르세라핌, (여자)아이들, 레드벨벳 등은 하프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여기에 블랙핑크는 지난 9월 발매한 'BORN PINK'로 2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걸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의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되었고,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200' 차트 정상에도 올랐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으며 블랙핑크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22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됐다. K팝을 넘어 전세계 걸그룹 최초의 기록이다.
이와 같이 K-POP 아이돌 스타들이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유튜브를 통한 성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음악 감상 시 이용하는 수단 또는 서비스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활용한다는 비율이 80%를 넘었다. 상대적으로 음원 사이트를 활용한 음악 감상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중 최다 비중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유튜브다.
대표적으로 블랙핑크는 유튜브와 함께 성장한 대표적 그룹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2020년 7월 비영어권 아티스트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수 톱5'에 이름을 올린 이후, 아리아나 그란데, 에미넴, 에드 시런, 마시멜로, 저스틴 비버 등을 넘어 전세계 아티스트 중 유튜브 구독자수 중 1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블랙핑크는 유튜브 오리지널의 야심작 중 하나였던 'RELEASED'(2020.10)의 첫 주자로 출격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K-POP 그룹 중 최초로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장을 보며 여러 K-POP 아티스트들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홍보를 우선한 뒤, 반응이 오는 나라를 타겟으로 투어를 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다. 최근 앤데믹 시대에 돌입하며 여러 아티스트들이 월드 투어를 재개 중인 가운데, 블랙핑크의 경우는 현재 1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K팝 걸그룹 최다 규모의 월드투어를 전개하고 있다. 북미 공연과 유럽 투어를 마친 블랙핑크는 2023년부터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대륙으로 향해 더 많은 글로벌 팬들과 교감할 전망이다.
◆ 방탄소년단의 입대, NEXT BTS는 누구?
걸그룹들의 활약이 빛나며 보이그룹들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방탄소년단은 논외다. 지난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Proof'는 35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도 어김없이 음반 판매량 1위의 기록을 가져가게 되었다. 다만 방탄소년단의 경우 완전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맏형인 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군백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대중문화예술분야 우수자 자격으로 군대를 미뤄왔다. 이들 중 1992년 생으로 올해 만 30세인 진의 경우,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으로 올해 말까지는 입영 연기가 가능했다.
진은 지난 10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와 솔로 활동까지 마친 뒤, 지난 11월 입영 연기 취소원을 제출했고, 12월 13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로 입대했다. 진의 입대까지 정치권까지 참여하며 갑론을박이 많았으나, 진은 지난 10월 말 솔로 앨범 발매 이후 진행한 위버스라이브를 통해 당초 2020년 11월 'BE'를 발매한 이후 입대할 계획이었으나, 그해 8월 발매한 'Dynamite'가 전세계 히트를 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방탄TV'를 통해 'BTS 찐 방탄회식' 영상을 공개하며 완전체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 역시 "군대에 간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돌려서 했던 것"이라고 처음부터 입대는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잠시 멈춤에 따라 다음 음반 판매량 1위의 주인공은 누가 차지할까 여부도 관심이 집중된다. 그 후보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유일한 트리플 밀리언셀러의 주인공 스트레이 키즈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 첫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린 것에 이어, 지난 10월 발매한 새 앨범 'MAXIDENT'로 트리플 밀리언셀러까지 달성하는 성장을 거듭 중이다. 또한, 올해 'FACE THE SUN'을 통해 28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세븐틴을 비롯해 NCT DREAM, NCT 127,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에이티즈 등이 밀리언셀러 이상의 성과를 거둔 바, 앞으로의 성과에도 관심이 더해진다.
이처럼 여러 걸그룹과 보이 그룹의 성장을 통해 한층 더 글로벌 영향력이 확장된 올해의 가요계다. 대부분의 K-POP 그룹들이 차근차근 계단형 성장을 이뤄 온 만큼, 내년 가요계에서도 뜨거운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던 신인 보이그룹의 활약은 내년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하이브의 주요 레이블을 비롯,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는 물론, 청하 소속사인 MNH, 에이티즈 소속사인 KQ엔터테인먼트 등은 보이그룹 런칭을 예고한 바 있으며, Mnet은 '케플러' 동생 그룹을 찾는 '보이즈 플래닛' 편성을 확정했다. 이에 2023년 가요계에서 펼쳐질 별들의 전쟁 역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