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0주년' 한국지엠 "연 50만대 생산 목표… 3년 내 전기차 10종 국내 출시"
한국지엠이 19일 창원공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General Motors)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념식과 함께 지난 3월 대규모 시설 투자가 완료된 최신 창원공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GM의 한국 내 성장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전략과 향후 목표를 제시했다.
GM은 지난 20년간 한국에서 이뤄낸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최신식 설비 투자가 단행된 창원공장을 바탕으로 향후 한국 비즈니스를 수익성 있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밝혔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GM이 지난 20년간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으로서 자동차산업 생태계 발전과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먼저 2002년 출범 이후 한국에서만 총 9조원 이상 투자했고 임직원 1만2000명과 협력업체 등 수십만 개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생산 실적의 경우 지난 20년간 완성차 1200만대와 반조립부품 1400만대 등 총 2600만여대를 생산했다. 이중 약 2400만대(완성차 960만대, 반조립부품 1440만대)는 140개 국가에 수출됐다. 약 50개 차종, 240만대는 쉐보레와 캐딜락 브랜드를 달고 국내에서 판매됐다.
특히 차량 생산 과정에서 국내 협력업체로부터 약 100조 원 넘는 규모의 소재와 부품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산업 트렌드 전환에도 기여했다. 내연기관 위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순수전기차인 볼트EV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자원봉사에만 20만 시간을 투입했고 약 700대 차량을 지원이 필요한 기관 등에 기부했다.
렘펠 사장은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인 GM은 지난 20년 동안 수십만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국내에서 차량을 생산, 판매, 수출하고 글로벌 차량 디자인과 개발 등을 통해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며, "부품 공급업체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뤄내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GM은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창원과 부평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각각 9000억원, 20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창원공장은 GM 글로벌 표준 기술과 자동화 설비가 적용된 최신 공장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작년 3월에는 3층 높이 도장공장 신축을 완료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프레스와 차체, 조립공장에 집중 투자를 단행해 올해 3월 최신 설비로 탈바꿈했다.
렘펠 사장은 "창원 등 한국 공장 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생산 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했고 전 세계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GM 생산기지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특히 창원공장은 시간당 차량 60대 생산이 가능하고 소형부터 대형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국내 공장에 대한 투자는 GM 본사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에는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GM인터내셔널) 사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설비 투자 현황을 살폈다. 실판 아민 사장은 "경쟁력 있는 글로벌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 공급해 온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하다"며, "한국 내 비즈니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세대 글로벌 신차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어 "GM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돼 수출에 들어가는 차세대 신차 글로벌 수요를 감안해 창원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글로벌 신차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른 한 축은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담당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0년 출시 이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GM의 우수한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재까지 전 세계 시장에 38만대 이상 수출되면서 한국지엠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출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된 트레일블레이저(뷰익 앙코르GX 포함)는 지난해 현지 콤팩트 SUV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글로벌 GM의 대표 모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아민 사장은 "한국팀은 전기차를 포함해 20여개 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GM 글로벌 시장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생산 분야의 경우 창원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글로벌 신차가 GM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렘펠 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연간 50만대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출을 극대화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공략 계획도 공유했다.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신규 브랜드 GMC를 도입하고 멀티 브랜드 전략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멀티 브랜드 전략은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가 이끈다.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하지만 파격적인 신차를 앞세워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GMC 브랜드와 신차를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사전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GMC 시에라는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크기가 큰 픽업트럭 모델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쉐보레 실버라도와 동급이지만 소재와 사양 고급화를 통해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 차별화했다.
국내 시장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는 2025년까지 쉐보레와 캐딜락, GMC 등 각 브랜드가 공개했거나 선보일 전기차 10종을 국내 시장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투입 차종은 미정이지만 쉐보레 블레이저EV와 이쿼녹스EV, 캐딜락 리릭, GMC 허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GMC 허머EV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출시될 경우 독보적인 존재감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모델로 꼽힌다.
램펠 사장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GM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고객부터 프리미엄 모빌리티 경험을 원하는 고객에 이르기까지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 브랜드 최고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어 "글로벌 GM 방향성에 맞춰 한국에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2025년까지 GM 브랜드 전반에 걸쳐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