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금 표면에 나타나는 헤링본 질감 원인 머신러닝으로 밝혀

금 표면에 나타나는 헤링본 질감의 모습. /UNIST

미제로 남아있던 금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펑 딩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원자 수준의 금 표면에 헤링본 질감이 나타나는 이유’를 인공지능(AI)으로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금의 표면 원인 분석에 AI가 적용돼 성과를 낸 만큼 향후 관련 연구에도 기술 적용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은 육안으로 보면 매끈한 표면을 지녔지만 나노 수준에서 관찰하면 V자가 반복되는 ‘헤링본’ 무늬가 나타난다. 이 무늬가 왜 나타나는지는 표면 연구자 사이에서 중요한 과제였다. 금이 과학 분야에 다양한 재료로 사용되는 만큼 금의 특성을 이해해야 다양한 기술을 응용·접목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금은 분자의 자기조립을 유도하는 밑판이나 2차원 물질을 기르는 지지체, 탄소 나노 리본의 합성을 위한 촉매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금에 헤링본 무늬가 나타나는 이유는 수수께끼로 남겨져 있었다. 펑 딩 교수팀은 이 원인을 찾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을 활용했다. 계산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금 표면 구조와 물질 내부와의 관계를 사람이 일일이 풀기 어려우므로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것이다.

펑 딩 교수는 “전통적 접근으로는 10만 개 이상의 원자가 포함된 나노 구조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어렵다”며 “원자 단위의 움직임을 매우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 기술 덕분에 금이 가지는 특별한 구조의 원리를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금 표면의 최상층의 원자 수는 바로 아래층보다 4% 정도 더 많다. 이 때문에 최상층의 몇몇 원자들은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다. 최상층 원자가 이 위치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면 위로 조금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금 표면에 변형이 생긴다. 그 결과 금 표면에 헤링본 무늬가 형성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통해 금 원자들에 주어지는 힘들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최상층 아래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형이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런 변형은 금 원자층이 두꺼울수록 심했다. 금의 두께가 얇으면 내부 변형이 억제돼 헤링본 대신 줄무늬가 나타났다.

펑 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소재 연구에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각종 재료의 복잡한 표면 구조와 발생 원리를 알아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됐다. 논문은 현지 시각 10월 5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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