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통한 유전자 전사 조절 원리 밝혀…전자 발현 조작하는 RNA 개발 기대

바이러스 유래 RNA와 대장균 RNA중합효소가 결합한 복합체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구조. /KAIST

국내 연구진이 생명을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생화학 반응인 ‘유전자 전사 조절’의 기초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로 핵산 전사 조절 역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기반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강진영 화학과 교수팀이 ‘리보핵산(RNA)’을 통한 RNA 합성요소 조절 매커니즘을 알아보고자 합성효소를 조절하는 바이러스 유래 RNA인 ‘HK022 putRNA’의 결함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 유전자 전사 조절 기초 원리를 설명했다고 7일 밝혔다. 

유전자 전사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유전정보가 RAN로 옮겨지는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을 통해 RNA는 유전정보를 처음 발현하는 합성효소를 활성화할 수 있다. 세포는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발현하느냐에 따라 세포 모양과 기능, 수명 등이 결정되므로 유전자 전사 조절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RNA 합성효소가 단백질과 RNA들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 분자적인 수준에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밝혀내고자 HK022 putRNA의 결함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했다. HK022 putRNA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RNA다. 다른 단백질의 도움 없이 해당 RNA를 중합효소와 결합해 합성이 멈추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putRNA와 RNA 합성효소의 결합 복합체의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다.

연구에서는 활성을 가진 putRNA를 제작하기 위해 장애물 단백질을 RNA 합성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한 후 초저온 전자현미경 촬영했다. 그 결과 복합체 구조를 통해 putRNA가 RNA 합성효소와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RNA 이중나선과 삼중나선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putRNA가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면 RNA 합성효소가 RNA 합성을 잠시 멈출 때 갖는 구조의 변화를 방해해서 RNA 합성을 지속하도록 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강진영 교수는 “RNA 합성효소는 세포 내 저장된 유전정보를 처음으로 꺼내 생명 활동에 활용하는 세포 내에서 제일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라며 “그러나 RNA 합성효소의 큰 크기와 다양한 구조 변화 때문에 이전에 주로 활용하던 X-ray 결정학 방식으로는 그 구조를 관찰하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전자 발현을 조작할 수 있는 RNA의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8월 15일 출판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과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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