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징크스의연인' 나인우 "'수비 커플' 서사? 아쉽다면, 아쉽죠"

"무더운 여름부터 진짜 추운 겨울까지, 좋은 스태프분들과 감독님, 배우분들과 함께 정말 동고동락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시청자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다. 나인우가 '징크스의 연인'을 통해 미니시리즈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징크스의 연인'이 "첫 도전"이기에 의미 있다는 나인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4일 KBS 2TV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극본 장윤미, 연출 윤상호)이 종영했다. 순수 결정체이자 엄청난 능력의 무녀 슬비와,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징크스의 남자 수광이 만나며 벌어지는 판타지 희망 로맨스 '징크스의 연인'에서 나인우는 슬비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180도 달라지게 되는 공수광(고명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상호 감독과는 두 번째 만남이다. 앞서 '달이 뜨는 강'을 촬영했던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등 이슈로 작품에서 하차하게 됐고, 나인우는 대체 배우로 투입돼 남은 회차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에 윤상호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정말 열심히, 훌륭한 태도로 매력 넘치는 연기를 하는 모습에 반해서 마지막 촬영날 나인우 씨에게 캐스팅을 제안해 쟁취했다"라고 애정어린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두 번째 호흡은 어땠는지 묻자, 나인우는 "감독님께서 워낙 에너지가 넘치시고 리더십이 강하신 분"이라며 "저는 생각이 느긋하고 천천히 가는 스타일인데, 처음 감독님을 뵙게 되었을때는 연기하기가 힘들고, 조금은 어려움을 느꼈었다. 하지만 감독님과 알게되고 친해지다 보니까 저 또한 그런 에너지를 많이 받게 되고, 그래서 더 자유롭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징크스의 연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나인우는 "처음 2회까지 나온 대본 초고를 보고 원작을 봤었다"라며 "당시 공수광 캐릭터가 굉장히 다크하게 그려졌는데, 감독님께서 밝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했다. 원작처럼 수광이를 표현하면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운이 될 것 같아 감독님과 여러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의 수광이 캐릭터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공수광 캐릭터와 스스로 닮았다고 느낀 점이 있는지 묻자 "드라마를 끝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광이의 책임감이 강하다. 무언가 하나를 우직하게 밀고가는 것이 있는데, 그런 면이 저와 비슷한 것 같다. 저도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있다"라고 비교했다.
극 중 불운의 캐릭터였던 수광이와 달리 나인우는 운이 좋은 편인지 묻자 "사실 저는 '운'을 믿지는 않는다. 뭐든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운 같은 일이 생겨도, 그렇지 않을때도 특별히 운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징크스'는 있다면서 "음식이나 음료 같은 것을 흘리면 그날 하루가 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상대 배우로는 중학생 시절 화면을 통해 마주했던 소녀시대 서현과 만나게 됐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묻자 "저는 멀티가 안 되는 스타일인데, 서현 씨 같은 경우 시야가 넓다. 제가 부족한 부분을 먼저 캐치하고 이야기를 해주신다"라며 "반대로 제가 해석한 어떤 신이나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을 때 서로 존중해주며 더 풍부하게 만들고자 했다. 서로 다른 성향이지만, 목적은 같기 때문에 좋은 시너지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서로 어떤 제안을 했었는지 묻자 "코믹한 장면에 대한 것은 제가 아이디어를 많이 냈던 편이고, 금화그룹에 들어갔을 때의 이야기는 슬비의 공간이기 때문에 서현 씨가 좀 더 원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셨다"라고 답했다.

다만 '로코'라는 장르를 앞세웠지만, 정작 메인 커플(수비커플=수광+슬비)의 서사를 중심으로 다루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이 떨어져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여기에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와 갈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러한 서사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저희가 원해서 떨어진 것은 아니고, 스토리를 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같다"라며 "서로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자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아쉽다면 아쉽지만, 그래도 다시 만나게 된다. 제 탓은 아니지만, 죄송하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로코인데 지나치게 신파가 많다는 반응도 있었다. 울어야 하는 신이 많았던 만큼,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묻자, 나인우는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찌 됐든, 배우는 표현을 해야하는 직업이다. 신파라고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서 연기하든 제 마음가짐은 똑같은 것 같다. 그냥 시청자들이 감동도 받고, 즐겁기도 하시고 그런 것을 느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나인우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없었을까. "아쉬운 부분은 매 작품마다 있다. 완벽하면 좋겠지만, 완벽할 수가 없다. 만족을 못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감정이 표현이 됐고, 그걸 느껴주셨을 때는 이 상황에 내가 알맞게 표현을 했다는 생각을 하려 한다." 그러면서 "부족한 점은 그 다음에 채우려고 한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고치고 다음 번에는 그 부분을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사실 (시청률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냥 상황이 맞고, 때가 잘 맞아야 흥행을 할 수 있다"라며 "저는 적어도 내가 표현한 캐릭터, 작품을 통해 공감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나누고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이 계셨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물론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 성적에 대한 부담이나 그런 생각을 따로 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답했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묻자 나인우는 "최선이었던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수광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 묻자 "아픔을 겪고, 어려움도 누구보다 많이 겪었지만, 너에게 사랑을 알게 해주고, 너 자신을 찾게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을 주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애정어린 인사를 전했다.

'징크스의 연인'까지 마친 나인우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차기작에 대해 나인우는 "지금 찍고 있는 영화 '동감'이 언제 상영이 될 지 모르겠다. 일단은 '동감'을 마무리한 뒤, 차기작을 고심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한, 서현과 함께 윤상호 감독의 차기작인 '커튼콜: 나무는 서서 죽는다'에 특별 출연을 예고하기도 했다. 나인우는 "잠깐 나오는데 제가 연기했던 모습 중 처음 보는 모습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하는 만큼, '징크스의 연인'의 연장선이 될까 묻자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팬들이라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가미되어 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