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간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년도 해외직구 구매액은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6.4%가 성장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억눌린 소비심리가 해외직구에 몰린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와 함께 해외직구 플랫폼의 진화하는 로컬라이징 전략 또한 국내 해외직구 시장 성장에 일조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해외직구는 영문 홈페이지, 배송대행지 주소 등으로 인해 쇼핑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국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해외직구 플랫폼들은 한국어 홈페이지에 무료 배송은 기본이고 한국어 상담과 카카오페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로컬라이징 전략이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1세대 해외직구 플랫폼
10여년 전 국내 해외직구붐을 몰고 온 아이허브(iHerb)는 당시 유명 미국 영양제를 국내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이후 '개미지옥'이라는 애칭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아이허브에 따르면, 현재 한국 마켓은 아이허브 제품이 판매되는 전세계 180여 개 국가 중 글로벌 매출 TOP3 국가 중 하나일 만큼 한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아이허브

이러한 한국 시장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허브는 기존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제공을 넘어 2020년 한국 지사 설립 후 더 섬세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 맞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어 상담 서비스, 자동화 및 72시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 지난해엔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한국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라 국내 반입 불가 제품들은 아예 한국어 사이트에서 노출 되지 않게 원천봉쇄하는 등 한국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명품 온라인 편집샵
최근 1년내 명품 해외직구 경험이 있는 2049세대(900명)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직구로 명품 구매에 지출한 금액은 ▲200~300만원 미만(28.4%) ▲300~500만원 미만(19.2%) ▲500만원 이상(11.9%)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60%의 소비자가 해외 명품 직구를 위해 200만원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이런 성장세에 힙입어 최근 명품 온라인 편집샵들 역시 한국 로컬라이징 가속화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매치스패션(MATCHESFASHION)은 홈페이지 접속시 국가 및 언어, 현지 통화 설정을 한국 환경에 맞춰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또 200파운드(한화 약 3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는데 배송대행지 없이 한국 직배송인 경우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부가세 미리 지불하기 설정을 제공해 고가 명품 구매시 번거로울 수 있는 관세 및 통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마이테레사(MYTHERESA)의 경우 한국어 공식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미화 기준 $150미만 구매 및 FTA적용 상품에 대해 면세 쇼핑이 가능하다.

직구계의 시조새 아마존(Amazon)은 세계 각국 다양한 브랜드의 전자제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해외직구 붐이 일었던 초창기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과거에는 배송대행지 주소 없이는 한국 직배송이 불가능했으나 현재는 한국 직배송이 가능해져 국내 직구 소비자의 이용이 편리해졌다. 더욱이 지난해 8월, 11번가에 입점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접근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해외직구 플랫폼 관계자들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핵심 무기를 장착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까지 국내 이커머스와 동일해지고 있는 해외직구 플랫폼의 한국시장 공세는 갈수록 더 맹렬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팬데믹 동안 고객 저변 확대에 성공한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세는 팬데믹 종식 후에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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