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탈모 위험 높이는 원인 유전자 찾았다
조기 여성형 탈모증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온정윤 박사)·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손호영 연구교수) 공동연구팀은 404명의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조기 여성형 탈모증의 임상적 특성 및 유전자 변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특정 유전자에 단일염기다형성(SNP) 변이가 있는 20~30대 여성은 탈모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여성형 탈모증은 성인 여성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탈모 유형으로, 발생 연령대에 따라 조기(20~30대), 후기(40대 이후)로 구분된다. 후기 발생 여성형 탈모증은 여성호르몬 감소 등 원인이 널리 알려졌지만, 조기 발생 여성형 탈모증은 높은 대중의 관심과 달리 연구가 드물어 추가 분석이 필요했다.
연구팀이 63명의 조기 발생 여성형 탈모증 환자군 및 341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측정하고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환자군의 두피에서는 가려움증, 통증, 각질, 유분, 모낭염 등의 특징이 흔하게 관찰됐다. 환자군은 모발이 가늘며 두께가 불규칙했고, 앞머리·두정부·측두부에 전반적으로 모발 수가 적었다. 또한,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다낭성 난소증후군 및 여성형 탈모증 가족력을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질환과 관련된 단일염기다형성 105,294개를 확보해 통계적으로 분석해 조기 여성형 탈모증과 관련된 5개의 유전자를 찾아냈고, 이중 ‘PPARGC1A’ 유전자가 탈모증에 중요하게 관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PPARGC1A 유전자와 탈모증의 실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실험에서는 모간 성장 억제 기능을 가진 PGC-1α 단백질에 관여하는 PPARGC1A 유전자가 조기 발생 여성형 탈모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 유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여성형 탈모증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PPARGC1A 유전자와 관련된 단일 염기다형성을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여성이라도 가족력이 있으면 탈모증이 발생하기 쉬워 더 주의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PPARGC1A 유전자에는 동아시아 여성에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단일 염기다형성이 포함됐으며,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여성형 탈모증 발생 원인을 이해하는 데에 이번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피부과학 연구저널인 ‘저널 오브 더마톨로지컬 사이언스(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최신 호에 온라인 출간됐다.
권오상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하여 여성형 탈모증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주요 단일 염기다형성을 선별하여 여성의 탈모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 알고리즘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