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100만명 시대… 제주에서의 특별한 '워케이션'
제주신화월드, 트렌드 반영한 맞춤형 워케이션 시설
호텔·리조트를 나만의 사무실로 만드는 복합리조트
"이왕 집에서 일할 거, 천국에서 일하라"
작년 말 중남미 카리브해의 섬 휴양지들은 위와 같은 캐치플레이즈를 앞세워 美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일반 관광 비자보다 긴 3~18개월짜리 비자 발급 경쟁을 벌였다. 이처럼 코로나19 때문에 장기화되는 비대면 근무를 기회로 아예 휴양지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이른바 '워케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인 워케이션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창의적 발상을 끌어낼 수 있는 근무방식이다. 개인에게 자율적으로 일할 기회를 주어 기업의 매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국내 재택근무 근로자는 2019년 9만5000명에서 지난해 114만명으로 1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흐름에 눈에 띄게 대응하는 곳은 제주도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제주도가 꼽히면서 최근 워케이션 거점 지역을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워케이션족을 겨냥한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제주에서 일하멍 쉬멍… 맞춤형 워케이션 시설
원격·재택근무의 보편화로 업무와 주거 공간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이른바 대체 사무실(Alternative Offices)이 부상하고 있다. 대체 사무실의 등장은 '디지털 노마드'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프리랜서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이젠 기업의 정규 직원도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됐다. 공간의 자유를 얻은 이들을 겨냥해 호텔과 리조트가 '홈 오피스'의 대체재로 등장했다.
IT기업에서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는 한준혁씨는 지난 1월을 제주신화월드에서 보냈다. 한 달간 생활하며 오전에는 업무를 보고 오후 시간에는 제주 일몰 명소인 신화가든 등 리조트 내 여러 시설을 이용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이곳은 최근 '워케이션 인 제주'라는 패키지 상품을 내놨는데 고객 유형에 따라 맞춤형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4개의 5성급 호텔 및 콘도 브랜드 중 숙소를 선택할 수 있고 휴양을 겸해 장기 체류하며 일할 수 있도록 만든 이른바 '오션 오피스(Ocean Office)'다.
이곳은 작업자의 편의를 고려한 공간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풀옵션 주방, 가전제품 등 가족 생활의 필요한 것들이 완비된 서머셋, CEO의 집무실을 연상케하는 객실과 모실 클럽하우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메리어트관, 스카이풀 이용 혜택과 제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신화관, 편안한 분위기의 업무 공간이 있는 가성비 높은 랜딩관 등 4가지 형태의 객실을 갖췄다.
복합리조트답게 먹거리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광동식 요리 전문점 '르 쉬느아', 제주 고유의 맛을 담은 한식당 '제주선', 그릴 뷔페 '스카이 온 파이브 다이닝',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뷔페 '랜딩다이닝' 등 30여개의 식음 매장이 있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갖췄다. 나이트 라이프를 위한 락 볼링장, 시그니처 바 'S BAR', 엔터테인먼트 공간 '카페 베트로'가 운영되고 있고 문화적 사색을 위한 '그대, 나의 뮤즈' 미디어 아트 전시도 열리고 있다. 또한, 제주 최초의 프리미엄 전문점도 입점해 있어 워케이션 고객들의 소비 욕구도 채울 수 있다. 이밖에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8시 30분 신화테마파크 앞에서는 한 주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쇼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