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여자 찾기 어려운 조혈모세포 이식, 혈연 반일치 이식으로 새로운 대안 제시
혈연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 비혈연 이식과 치료 결과 대등
고위험 급성 백혈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인 조혈모세포 이식 시 조직 적합성 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가족에게 이식받는 것과 비혈연 공여자 이식이 치료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홍경택 교수팀은 개인별 적정 용량의 항암제(부설판, Busulfan) 투여와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 예방치료를 받은 반일치 공여자 이식과 비혈연 공여자 이식 간의 치료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아울러 그동안 적절한 비혈연 공여자를 찾지 못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수 없었던 많은 환자에게 반일치 이식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공여자와 이식자 간 조직 적합성 항원(면역 반응에서 같은 종류로 인식하는 항원)이 일치하는 형제 또는 비혈연 공여자에게 이식을 받는 경우에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는데, 저출산의 영향으로 형제 공여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형제라도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 은행을 통해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공여자를 찾을 확률도 약 50%로 낮으며, 제대혈 이식은 골수 생착이 늦고 감염의 합병증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2013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소아청소년 고위험 급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반일치 공여자 이식 그룹(35명) ▲비혈연 공여자 이식 그룹(45명)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조직 적합성 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혈연 반일치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8.6%였다. 반면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3.7%로 확인되어, 반일치 이식과 비혈연 이식 간의 치료 효과가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합병증인 중증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병의 발생률은 반일치 이식에서 각각 2.9%, 11.4%로 비혈연 이식(각각 8.9%, 18.3%)과 비교해 더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은 비혈연 이식의 85.6%보다 반일치 이식이 93.8%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반일치 이식이 기존의 비혈연 이식과 대등한 치료 결과를 나타나게 된 이유를 기존 시행하던 약물 농도 모니터링을 통한 개인 맞춤 항암제(부설판) 투여와 이식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투여 요법을 병용하여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한 이식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 이식 관련 권위지인 ‘미국 이식세포치료 학회지(Transplantation and Cellular 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
강형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적절한 공여자가 없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기 어렵거나 이식이 늦춰졌던 환자에게 반일치 이식이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