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10년만에 수장 교체 '함영주' 내정.. 금융권 CEO 교체 물결
하나금융지주의 수장이 10년만에 교체된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정태 회장이 수장이 된 이후 10년 만에 새로운 체제로 바뀐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28일 함 부회장을 비롯해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을 회장 후보군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심층면접 후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발표했다. 함 부회장은 다음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하나·외환 성공적 통합의 주역
회추위는 최종 후보 선정과 관련해 "함 후보가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라며, 최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당시 2015년부터 2019년 3월까지 초대 통합 은행장을 맡아 두 조직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당시 함 부회장은 은행장 취임 9개월 만에 전산통합을 완료하고 비서실장에 외환 노조위원장 출신, 인사부장과 노사협력부장 등에도 외환은행 출신을 선임하는 등 '원뱅크' 구축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업계는 그의 성공 신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1980년 고졸 일반 행원으로 하나은행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해 42년만에 그룹 수장인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특유의 영업력을 발휘해 처음으로 하나은행의 순이익 2조원 클럽에 입성시켰으며 최근에는 ESG 총괄 부회장으로서 ESG 비전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다.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주주, 고객, 직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점도 높게 평가됐다.
직면 과제·법률 리스크 남아
급변하는 금융업계 상황 속에서 신임 회장으로 함영주 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최근 하나금융이 진행 중인 '디지털전환' 이 대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 퍼스트'를 제시하고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은 디지털리테일그룹 내에 디지털전환 컨트롤타워 격인 DT혁신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이밖에도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사업모델 모색,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이 꼽힌다.
당장 직면한 법적 리스크도 함영주 부회장의 주요한 과제다. 함 내정자는 이달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채용 관련 재판 등에 대한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판 1심 선고가 이달 25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비슷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1심에서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안마다 판결이 달라지기 때문에 함 부회장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회추위는 일단 함 부회장의 법률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CEO 교체 물결
한편,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 임기 만료가 이어져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7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으로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을 내정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기 2년 만에 퇴진하게 된 것이다. 통상 시중은행장에 대해 3년 임기를 보장한다는 점과 권 행장의 성과 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교체다.
또한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신한금융지주 주력계열사 CEO들의 임기도 올해 12월 만기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