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하며, 패션업계의 이커머스 시장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월 거래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7조 원을 넘어섰다. 오픈마켓 등 기성 플랫폼 입점 방식이 아닌, 자사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공식 자사몰 등 브랜드가 운영하는 D2C 채널은 국내외 업계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2019년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을 떠난 나이키가 D2C에 주력해 북미 점유율 1위를 되찾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D2C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고 그 흐름이 전문 상품군들을 중심으로 한국 커머스 시장에 파고들었다.

D2C는 본연의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가치를 뚜렷하게 드러내며 충성 고객들을 모으는 장이 되는 동시에, 절감된 수수료로 품질을 높이는 선순환이 이어지기도 해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브랜드 강점 담은 D2C로 마니아 고객 ‘취향 저격 소통’
국내 최초의 레깅스 문화 이끌어 낸 뮬라 D2C 강화 -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는 꾸준한 마니아 고객층의 유입으로 2021년에 전년 대비 62% 이상 증가한 106만명의 자사몰 회원수를 달성했다. 뮬라는 확보된 회원들을 바탕으로 올해 D2C 전략을 본격화하며 제 2막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포부다.

'프로 강사들의 요가복’으로 잘 알려진 뮬라는 국내에서는 드문 자체 원단 개발 투자, 한국인 체형에 맞는 3D 입체 패턴 등 소재와 디자인 특화에 주력해 마니아 회원층의 지지가 높다. 그 동안 뮬라는 자사몰을 통해 월별 시즌 의류 공개, 원단 및 제품 개발 히스토리 소개, 크루(회원) 리뷰 소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진정성 있게 소개하는 소통을 강화해왔다. 타사와 달리, 월별로 다양한 애슬레저 룩 컬렉션을 소개하며 꾸준한 신규 회원 확보 및 애슬레저 룩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견고히 하고 있는 것 또한 뮬라만의 강점이다. 반복 구매가 자주 일어나는 요가복 의류의 특성을 고려, 타겟 고객을 겨냥해 재구매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고객관계관리(CRM) 활동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뮬라 사이트 화면 캡쳐

뮬라는 올해 메인 브랜드 ‘뮬라웨어’에 더해 남성용 프리미엄 짐웨어 ‘뮬라맨즈’ 등 브랜드별 D2C를 강화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초 첫 선을 보인 뮬라맨즈가 출시 1년 만에 4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은 만큼, D2C 중심 브랜드 전략을 통해 판매고 성과를 더욱 강화해간다는 계획이다. 뮬라 조현수 대표는 “최근 몇 년 새 애슬레저 시장이 성장하며 뮬라를 새롭게 경험하는 회원 유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사몰을 중심으로 브랜드 헤리티지와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의 스트리트 캐주얼 ‘널디’는 2020년 기준 자사몰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50%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D2C 기반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다. 널디는 자사몰 단독 정기 할인 행사, 사이즈 솔루션 제공, 인기 상품 우선 구매권 지급 등 다양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몰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겟 고객층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발빠르게 기획해 선보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오버핏 트랙수트에 코디할 수 있는 굽 높은 신발을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 출시한 ‘슬라이드’, ‘젤리그’ 등은 합계 10만족 이상이 완판되기도 했다.

‘휠라’는 지난달 말 공식 온라인스토어 전용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 도착’을 선보였다. 자사몰 전용 서비스를 선보인 케이스로, 평일 오전 11시 50분까지 결제를 완료하면 구매 당일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5252 바이 오아이오아이’는 지난해 7월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리뉴얼하며 에디토리얼, 룩북, 매거진 등 사이트 내 브랜드 콘텐츠를 대거 강화하고 회원 등급도 5단계로 새롭게 개편했다. 이 밖에 ‘챔피온’, ‘푸마’ 등도 지난해 고객 편의 확대 및 브랜드 정체성 강화를 목표로 브랜드 자사몰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다.

D2C몰에 주목하는 패션 대기업 및 중견기업 눈길
이커머스 및 종합몰 등을 주요 온라인 채널 중 하나로 활용하던 기존 ‘정통 패션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 역시 최근 D2C몰에 주목하며 멤버십 서비스와 자체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한섬 자사몰 ‘더한섬닷컴’ 화면 캡쳐

한세 그룹의 자사몰 ‘아이스타일 24’는 지난 9월 한세 대표 패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공식 패션 전문몰 ‘스타일24’로 새롭게 개편을 마쳤다. 새롭게 단장한 스타일24에서는 패션기업 한세엠케이와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 등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은 당일 주문한 옷을 그날 바로 배송해주는 ‘총알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랜드는 브랜드별 단독 자사몰을 차례로 선보이며 대대적인 D2C 운영에 나선 경우다. 특히 ‘뉴발란스’ 자사몰은 지난해 '마이 엔비(MY NB)'라는 새로운 멤버십형 공식 온라인몰을 새롭게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뉴발란스 공식 앱에서는 이벤트와 퀴즈, 래플 등 재밌는 놀이 콘텐츠 위주의 'NB PLAY' 탭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일상 속에서도 러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SPORT' 탭도 신설했다.

한섬 역시 자사몰 ‘더한섬닷컴’에 백화점 VIP 수준의 온라인 전용 멤버십 ‘THE 클럽’ 서비스를 도입했다. 멤버십 VIP 고객(더 스타 등급, 스타 등급)에게는 의류 수거 및 세탁 전문 서비스인 ‘한섬 케어 플러스’를 제공하는 등 브랜드 가치에 집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바바패션그룹의 자사몰 ‘바바더닷컴’ 역시 지난해 7월 멤버십 등급을 기존 5단계에서 8단계로 늘리고 등급별 혜택을 보다 풍성하게 구성하는 등 멤버십 고객 접점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코오롱몰은 VR 자체 콘텐츠를 통해 자사몰 내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경우다. 배우 한소희와 함께한 럭키슈에뜨의 ‘VR런웨이’, 럭키마르쉐의 ‘VR 매장’, 청담 플래그십스토어를 가상현실로 구현한 슈콤마보니의 ‘VR 썸머하우스’ 등 브랜드별로 이색적인 VR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을 강화해 눈길을 끌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