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징어게임' 위하준 "존경하는 황동혁 감독님, 제 눈빛과 목소리 좋게 봐주셨죠"
위하준이 '오징어 게임'을 통해 새 옷을 입었다. 극 중 형의 행적을 찾기 위해 의문의 섬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의 관리자로 위장 잠입한 '황준호' 역을 통해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제작 단계에서부터 캐스팅과 신선한 소재로 이목을 끌었던 '오징어 게임'은 지난 17일 공개된 직후 글로벌 팬들을 매료하며 연일 핫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작품과 함께 팬을 양산하고 있는 위하준과 화상으로 만났다.
매일매일, 상상 이상으로 커지는 관심을 받고 있는 위하준은 "굉장히 영광이다. 매일 행복하고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SNS 팔로워 수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고, 그의 게시글엔 각국 언어로 쓰인 댓글이 달리고 있다. 세계 곳곳 팬들에게서 오는 다이렉트 메시지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SNS 팔로워는 원래 30만 정도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375만 정도 되어 있더라고요. 하루하루 놀라워요. 믿기지 않고, 감격스럽고,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행복해요"
"이태원에 있는 오징어 게임 월드에 다녀왔는데, 작품 공개 전에는 평일이기도 했고 한적했거든요. 이후에 연휴 끝나고 다시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계셔서 그때 체감했어요.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구나 새삼 놀랐죠. 저를 알아보시는 분은 없었던 것 같고요. 너무 놀랐던 기억만 나요.(웃음)"
위하준은 황동혁 감독에게 큰 신뢰를 갖고 있었다. 황 감독이 직접 쓴 각본, 신선한 소재,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메시지도 좋았다고 했다. 위하준은 이미 황동혁 감독의 팬이었다. 존경하는 감독에게 발탁된 위하준은 작품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황 감독 역시 위하준의 장점을 마음에 들어 했다.
"감독님께서 감사하게도 제 눈빛과 목소리, 이 두 가지 얘기를 가장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부분으로 톤과 호흡에 대한 얘기도 해주셨고요.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저를 캐스팅하셨다고 들었어요"
유독 스크린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준 위하준은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형사 역을 소화했다. 평소 몸을 잘 쓰기로 유명한 배우였기에 더더욱 설레는 작업이었을 터.
"항상 형사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기회에 하게 돼서 기뻤고, 그만큼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죠. 권총도 제가 군대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다뤄본 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어요. 준호는 대사로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다 보니까 그 안에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미묘하게 변하는 눈빛이나 호흡, 그런 걸 신경쓰는 것에 중점을 뒀죠"
위하준은 '준호'를 준비하면서 이병헌의 연기를 참고했다. 이병헌의 눈빛, 선, 디테일한 연기적 요소를 배우려고 했다.
"제 형으로 나온 이병헌 선배님은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고, 따라 하고 싶은 연기자예요. 준호 또한 선배님이 잘하시는 눈빛 연기, 선, 그런 연기적인 부분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롤모델이었던 이병헌과 호흡까지 맞췄다.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선배님 덕분에 촬영 현장이 좋았고, 저도 기대가 많이 되고 설렜어요.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거든요. 가면을 벗고 형의 얼굴이 나왔을 때 준호의 리액션 부분을 여러 테이크를 가면서 찍었는데, 함께 상의하고 디테일을 잡아가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극 중 준호는 형의 손에 총을 맞고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오징어 게임'이 시즌2를 기대케하며 끝을 맺은바, 다음 시즌에서 준호의 등장을 고대하는 팬들도 많은 상황이다.
"감독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저를 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저의 바람이고요. 준호가 다시 나온다면 형에 대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의 감정적인 신이 보여지면 좋겠고, 저 또한 참가자로서 준호의 새로운 모습들이나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요"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문의 영광'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많은 시청자에게 위하준의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이어서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주로 혼자 신을 소화해야 했던 만큼 호흡과 톤, 공기, 모든 것을 자신이 컨트롤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을 터다.
"혼자 연기해야 한다는 외로움도 있지만, 그만큼 혼자 그 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서 그런 부분에 걱정이 많았죠. 감독님께서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다행히 신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외로웠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죠"
"내면에 대한 디테일한 연기, 그런 부분이 어렵지만 제 새로운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절제 있게 연기를 잘 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