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연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요"…이제는 성공한 배우, 유진
[인터뷰ⓛ 기사와 이어집니다.] "저는 연기 자체가 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1997년, 가요계에 요정이 등장했다. 그룹 S.E.S.의 탄생이다. 남심은 물론, 여심까지 휩쓸었던 S.E.S., 그 중심에는 만인의 이상형으로 손꼽히던 유진이 있었다.
어느덧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요정이었던 유진은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진은 이제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첫 시작은 2002년 방송된 '러빙유'였다. 벌써 배우로서도 20년 차가 된 유진이다. 하지만 이번 '펜트하우스'의 의미는 남달랐다. "강렬했죠. 드라마 자체가 정말 강렬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성취도가 높고, 큰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뭔가 도전을 했는데, 성공한 느낌도 들고 그렇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에 대해 "연기에 또 다른,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준, 살다가 처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그런 느낌이다"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또 먹고 싶은 그런 느낌"이러고 애정 어린 감상을 남겼다.
'펜트하우스'는 유진이 만난 첫 시즌제 드라마였다. 유진은 "시즌제로 길게 촬영한 것은 처음인데, 우려했던 것보다는 힘들지 않게 진행된 것 같다"라며 "긴 촬영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50부작 드라마도 힘들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힘든 것을 못 느꼈다. 색다른 재미도 있었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았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긴 호흡의 드라마 촬영에 나서면서 두 딸의 육아는 남편인 기태영이 도맡아서 했다. 유진은 "정말 고맙고 또, 미안했다. 남편 같은 경우 육아를 잘 하는 사람이라서 더 힘들 거라는 것을 알아서 미안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너 드라마 언제 끝나냐'러는 이야기도 했던 기억이 나지만, 덕분에 마음 놓고 집중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제가 아이를 보고 남편이 작품을 하는 것으로 보상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기태영은 배우자로서는 물론, 배우로서도 유진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유진은 남편과도 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대본을 읽고 물어보기도 했고, 제 자신이 오윤희 캐릭터가 납득이 안 될 때 조언도 많이 해줬다. 아무래도 같은 배우다 보니까 그런 것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열 번 고민할 것을 여덟 번으로 줄여주기도 하고, 응원도 해주고 그랬다. 모니터링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봐주는 능력이 있어서 믿을만한 조언자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펜트하우스'가 진행되는 동안 두 딸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멀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춘기 딸을 둔 엄마 역할을 경험해본 소감이 궁금했다. 유진은 "우리 딸은 아직 많이 어리지만, 딸이 크면 이러겠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번 작품으로 미리 경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했다"라며 "저는 사춘기가 크게 없었는데, (우리 딸도) 이렇게 심하게는 안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 유진은 어떤 엄마일까. 그는 "친구처럼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욱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로희가 동생한테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아직 동생이 어려서 눈치가 없으니까 '엄마 터질거야', '터지기 직전이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자주 욱하는구나 하는 반성을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진은 오윤희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두 딸 덕분에 촬영장을 벗어나면 '온앤오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며 "촬영장 밖에서는 오윤희로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어서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것은 확실히 금방 됐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펜트하우스'를 겪으며 유진이 가장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유진은 "파격적이고 센 캐릭터를 처음하는 것이라, 이제 다시 심심한 캐릭터를 하게 되면 재미없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렇다"라며 "솔직히 개인적인 취향은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혹시 재미없게 느끼면 어떡하지 걱정도 된다. 해봐야 알 것 같기는 하지만, '펜트하우스'를 하면서 도전 정신이 생겼다. 주저하지 않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1세대 아이돌로 시작해 이제는 성공한 배우가 됐다. 유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간은 언제였을까. "연기 자체가 정말 재미있어요.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라며 유진은 "재미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배우가 그럴 것 같다. 사실 제가 첫 작품때는 모르고 연기를 했었고, 두 번째 작품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하면서 정말 연기자 재미있다는 것을 느낀 기억이 있고, 그 작품을 통해 '나는 연기를 계속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연기가 재미있다"라는 유진은 '펜트하우스'를 통해 도전할 용기까지 얻었다. 아직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은 그가 다음 행보를 통해서는 어떤 것을 얻고,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