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월화드라마로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보고, 수목드라마로 tvN '간 떨어지는 동거'를 본 이들에게 배우 배인혁은 월·화·수·목의 남자였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배인혁은 상처를 품은 채 성장해가는 청춘, 수현의 이야기가 되었고,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배인혁은 그릇된 생각으로 사랑에 가슴앓이하는 청춘, 계선우의 이야기가 되었다. 같은 캠퍼스, 비슷한 연령대, 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 월·화·수·목의 남자였지만, 사람들이 잘 몰라보기도 했던 이유다.

배인혁은 "부모님께서는 아들이 일주일에 반절 이상 TV에 나온다고 좋아하셨지만, 저는 걱정이 컸던 것 같아요"라며 월·화·수·목의 남자가 되었던 소감을 전했다. 일주일에 4일은 짧은 시간도 아니었고, 또 텀 없이 연이어 4일을 방송되었기에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까 걱정도 앞섰다.

"캐릭터 적으로 반대 인물이지만, 같은 사람이 연기하잖아요. 수현('멀리서 보면 푸른 봄' 속 캐릭터)이 모습에 혹시라도 선우('간떨어지는 동거' 속 캐릭터)가 보이고, 선우 모습에 혹시라도 수현이가 보일까 봐 걱정했어요. 그만큼 고민도 많았고요. 그래도 보신 분들이 만족스럽게 봐주셔서 신경 쓴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사 보고 수현이와 선우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신 반응도 있었어요."

그의 말처럼 고민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남모를 노력을 기울였다. '간 떨어지는 동거' 촬영 말미,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촬영에 돌입해서 일단 체중을 6kg 정도 감량했다. "수현이가 환경적으로 불우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밥도 잘 못 먹는 캐릭터라서 왜소하게 보이기 위해" 감량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촬영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기에 2, 3주 만에 6kg 정도를 감량했다. 음식을 확 줄였고, 운동과 촬영을 병행했다. 현재는 평소 몸무게와 비슷한 64kg 정도 체중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수현이를 통해 자신의 청춘도 돌아보게 됐다. 사실 배인혁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재수 시절을 보냈다. 그는 자신의 스무 살을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절"이라고 기억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도 넘쳤고, 그 나이라서 가능한 도전도 있었다.

"그 나이라서 가능한 도전도 많았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사람 배인혁으로 성장한 것도 많은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고요. 스무 살 초반에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빨리 부딪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의 문에 부딪힐 때마다 좌절도 많이 했고요. 현실에 부딪히면서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내가 열어봐야겠다'라는 오기도 생겼고요. 아프기도 많이 아프고,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는데 결국에는 다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계선우,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남수현 캐릭터 포스터 / 사진 : tvN, KBS2 제공

그래서 수현이에게 공감이 됐다. 특히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랬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배우 배인혁의 성장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한 장면, 꿈속에서 아버지를 마주하게 되는 수현을 언급했다. 가난이 너무 힘들어 아버지를 원망했을 법도 한데, 수현이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배인혁은 그 장면에서 가장 완벽한 수현이 되며 뭉클함을 더 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였다.

"그 장면이 수현이한테 가장 감정이 커지는 장면이죠. 벼랑 끝에서 갈 곳이 없을 때, 안 좋은 선택까지 생각했다가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래도 저는 참을 거로 생각했어요. 아버지 앞에서 수현이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거라고요. 그 안에서 터지는 울음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이입이 쉽게 된 건, 저도 아버지 앞에서 감정 표현을 안 하는 편이에요. 아빠도 무심하게 툭 챙겨주시는 편이시고요. 아버지가 수현이를 안아주는데, 제 감정이 오더라고요.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지내면서, 힘들 때도 있는데 참아내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이 그 힘듦을 알아주고 토닥여주실 때,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장면에서 감정적으로 많이 올라왔던 것 같아요."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도 '간 떨어지는 동거'도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또래 배우들과 호흡했고, 자연스레 케미가 생겼다. 과연, 코로나 19 상황이 끝나, 같은 날 회식이 잡히면 배인혁은 어느 곳으로 가게 될까.

"사실 '간 떨어지는 동거' 패밀리들이 다들 술을 잘 마셔요. 그래서 일차로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속을 좀 단련시키고, 2차로 '간 떨어지는 동거' 팀에 합류해서 파이팅해야죠. 한쪽에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웃음)

배인혁은 일찌감치 차기작도 확정 지었다. 그는 배우 서현진과 SBS 방영 예정인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에 합류했다. 배인혁은 극 중 TK로펌 최태국 회장의 둘째아들이자 서중대학교 로스쿨 2학년인 최윤상 역을 맡았다. 재수 시절 만난 과외선생 오수재(서현진)을 짝사랑하게 되는 인물. 캐스팅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은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과 호흡을 맞춘 에릭과 전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식샤를 합시다'에서 서현진과 호흡을 맞춘 윤두준 닮은꼴인 배인혁이 서현진과 만나게 된 것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왜 오수재인가' 속 최윤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드린 적 없는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안 해본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것이 재미도 있지만,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잘 해낼 수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거든요. 그런 질문을 통해, 힘든 고민의 시간을 가지며 캐릭터를 그려냈을 때, 뿌듯함이 있어요.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고민해보겠습니다."

작품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배인혁의 청춘은 '가을'이다. 그리고 겨울, 봄, 여름, 가을의 계절을 밟아나갈 예정이다.

"가을이라고 표현한 건, 청춘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기존에 가진 생각이나 가치관을 깨고, 또 다른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또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시절이라고요. 그래서 나뭇잎의 색이 변하고, 떨어지는 과정을 가진 계절, 가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생각을 통해 고민하는 겨울과 다시 꽃이 피는 봄, 푸르른 여름을 맞지 않을까요?"

한편, 배인혁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배인혁 영상 인터뷰(링크)에 정성스러운 댓글을 달고, 채널을 구독하면 자동 응모된다.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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