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가봐야 할 '영화 속 터키 명소'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면서 해외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증폭되기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4차 유행으로 해외 여행은 다시 멀어져만 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을까?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해외 여행이지만 터키의 명소들을 살펴보며 조금이라도 해외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터키문화관광부가 세계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터키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터키는 오랜 역사에 빛나는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풍부하고 마치 예술가가 빚은 듯한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영화부터 독립 예술 영화까지 장르 불문 인기 영화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터키문화관광부는 궁전처럼 넓은 이스탄불 최대 규모의 지하 저수지 예레바탄 사라이부터 제임스 본드의 화려한 액션을 멋지게 담아낸 바르다 다리, 인간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카파도키아의 멋진 설경까지 스크린을 통해 먼저 만나 더욱 친숙하고 반가운 영화 속 터키를 소개한다.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Sarayi)
영화 의 핵심 무대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Sarayi)는 이스탄불에 현존하는 지하 저수 시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야소피아(Ayasofya)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1985년 내부 보도를 증축해 1987년부터 수조가 아닌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예레바탄 사라이는 세계 각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에서 과잉된 세계 인구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주장한 천재 과학자가 바이러스를 숨겨 놓았던 곳이다.
‘물’과 ‘지하’라는 키워드에 궁전이라고 불릴 만큼 장엄한 규모가 더해져 영화 속 갈등의 근원지이자 문제 해결의 결정적인 장소로 활약했다. 예레바탄 사라이는 476년 화재로 소실된 바실리카(Basilica) 터에 542년경 새로 지어졌는데, 20km 정도 떨어진 베오그라드 숲에서 물을 길어와 이스탄불 전역에 물을 공급했다.
무려 10만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었던 이스탄불 최대 규모 저수 시설의 입구는 비교적 아담하여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입구 근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각기 다른 문양이 새겨진 커다란 대리석 기둥 336개가 줄지어 있다. 붉은 조명을 받아 빛나는 예레바탄 사라이의 모습은 ‘지하 궁전’이라는 별칭을 납득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관람객들이 꼭 보고 가는 기둥은 뱀의 머리를 하고 두 눈을 부릅뜬 ‘메두사의 머리’로, 으스스하고 축축한 지하 궁전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층 이색적이다.
바르다 다리(Varda Viaduct)
속 제임스 본드의 액션 격전지
터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아다나(Adana) 지역에 위치한 바르다 다리(Varda Viaduct)는 영화 에 등장하며 유명해졌다. 영화 도입부에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적과 격투를 벌이다 추락한 바로 그 다리다. 99m의 아찔한 높이와 172m의 길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바르다 다리는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Baghdad)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히자즈(Hijaz) 지역을 잇는 철도 노선의 일부이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압둘 하밋(Abdülhamit) 2세와 독일 황제 빌헴(Willhem) 사이의 계약으로 1888년부터 15년 동안 건설되었으며, 독일인들이 독일 기술로 지었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은 독일 다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르다 다리는 주변이 바위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더욱 멋스럽다. 근처 하키리(Hacıkırı) 역과 다리 주변의 카페는 수려한 주변 풍경과 다리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영화 같은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다리를 건너보고 싶다면, 아다나와 코니아(Konya) 사이를 운행하는 토로스 특급열차(Taurus Express)를 타고 철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카파도키아(Cappadocia)
진정한 자신을 마주 보게 해주는 속 설경
설경이 아름다운 터키 아나톨리아 지역의 카파도키아(Cappadocia)는 터키 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에 제67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하며 찬사를 모았던 의 배경지다. 동굴 호텔을 운영하는 주인공 아이딘(Aydin)의 복잡한 심리 상태가 겨울의 절정에 다다른 카파도키아의 설경과 교차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앙카라 남동쪽에 위치한 경이로운 자연의 땅 카파도키아는 요정의 굴뚝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기암괴석과 푸른 하늘 위로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공중에서 감상할 수 있는 열기구 체험이 유명하다. 카파도키아의 유례없는 지형은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과 재가 굳고, 수백만 년 동안 비바람에 침식되며 형성되었다. 초현실적인 풍경은 지구를 떠나지 않고도 지구를 떠난 것 같은 독특한 감상을 주는데, 특히 괴레메(Göreme) 마을 근처 비둘기 계곡(Valley of Pigeons)과 러브 밸리(Love Valley), 로즈 밸리(Rose Valley) 등은 모험심을 자극하는 코스가 많아 색다른 트레킹을 원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영화처럼 겨울이 찾아온 카파도키아는 눈 덮인 설경과 함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흰 눈이 포근히 감싸 안은 동굴 호텔들은 기나긴 겨울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이자, 바깥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따뜻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카파도키아의 동굴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히 이색적인 숙박을 넘어서서,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마주 볼 수 있는 치유와 사색의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