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윤석X조인성→구교환X박경혜, 장인이 녹아있슈…'모가디슈'
"촬영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피부색이었다. 그런데 배우들이 촬영보다 먼저 모로코 현지에 가서, 피부색을 만들어주셨다. 촬영 중반 이후에는 피부톤을 누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자체로 녹아들어 주셨다.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 귀한 경험을 했다."
류승완 감독이 말했다. 영화 '베테랑', '부당거래' 등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아온 감독이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영화 '모가디슈'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100% 모로코 현지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작품은 그 속에 캐릭터 그대로 배우를 녹였다. 그것도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배우들을 말이다.
1일 온라인으로 영화 '모가디슈'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그리고 류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영화 '블랙 호크 다운', '글레디 에이터' 등 유명 할리우드 작품에 합류했던 모하메드가 '모가디슈'에 합류했다. 류승완 감독은 "실제 소말리아 모가디슈를 가고 싶었지만, 지금도 위험한 상황이라 갈 수 없었다. 같은 도시의 3년 후를 배경으로 한 '블랙 호크 다운'을 참고했었다. 그런데 모로코의 한 도시에 소말리아 사진 속 건축구조, 공간구조가 있더라. 그래서 거기에서 촬영을 힘들고 즐겁게 마쳤다"고 선택의 배경을 밝혔다.
김윤석은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역을 맡았다. 리더십과 책임감을 동시에 지닌 유연한 캐릭터. 그는 "류승완 감독님과 첫 작품"이라며 "'모가디슈'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 사건과 캐릭터의 면면이 다들 개성 있고, 목적과 행동들이 시나리오 안에 잘 녹아있었다.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조인성은 한국 대사관의 강대진 참사관 역을 맡았다. 안기부 출신으로 대사관 직원들을 감시하는 역할이다. 조인성은 모로코 촬영 현지가 "환상적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도착하기까지 비행시간에, 차로도 3시간을 더 들어가야 하는 등 힘든 점은 있었다. 그런데 도착해서는 천국 같은 느낌도 있었다. 현장에서 고통스러운 시간도 잊어버릴 만큼 자연이 큰 힘이 됐다. 낙타도 지나다니고 그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소진은 한신성(김윤석)의 아내 김명희 역할을 맡았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모가디슈'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는 "배경이 모가디슈인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정말 몇 년을 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때의 사람처럼 보시는 분들이 믿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저희에게 주어진 환경에 빨리 친숙해져서, 익숙함 속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의 순간을 잘 찾아서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만식은 한국 대사관 공수철 서기관 역을 맡았다. 류승완 감독과 '베테랑', '부당거래', '군함도'에 이어 '모가디슈'로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그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15일을 준비해 운전면허를 땄다. 그는 "감독님이 운전하는 장면을 잘해주셔야 한다고 하셨다"며 "약간의 스포일러일 수도 있지만, 카체이싱 장면도 볼만한 긴장감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더했다.
김재화는 공수철(정만식)의 아내이자 사무원인 조수진 역을 맡았다. 숙소에서 문 열면 바로 촬영 현장인 모로코에서 남다른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저의 촬영이 아닌 날에도 가서 응원하고 같이 본 것도 기억난다. 서울에서 라면을 보내주시면 함께 끓여 먹었던 것이 생각난다"며 소소한 시간이었지만 가족으로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박경혜는 영어에 능통한 박지은 사무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당시 태어나지 않았을 때라서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 선배님, 감독님께서도 같이 얘기를 해주셨다. 사무원이 모가디슈에 어떤 물건을 챙겨갔을까 고민하면서 그때를 생각하기도 했다. 직접 소품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며 찾아보고 사러 가기도 했다. 그때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북한 대사관 림용수 역은 배우 허준호가 맡았다. 림용수는 대한민국과 UN 가입을 경쟁하며 외교 각축전을 벌이는 인물. 오랜 경력의 허준호는 '모가디슈' 팀에서 유일하게 100% 해외 로케이션을 경험했다. 그는 "해외촬영가면 저는 경험이 좀 있다. 2~3주 지나면 시작이 된다"며 "제가 제일 선배더라.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얘기할 시간이 있으면 좋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구교환은 북한 대사를 보좌하며 공관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위부 소속 참사관 태준기로 분한다. 영화 '반도'에 이어 '모가디슈', '킹덤: 아신전'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된 데에 "설레는 마음"이라고 밝힌 그는 "말보다는 몸으로 하는 연기가 많은 인물"이라며 북한 언어는 촬영 전까지 계속 트레이닝했다고 밝혀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은 "1990년 말부터 1991년 초반까지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을 전했다. 그는 "당시 실제 모델이셨던 분들 자체도 탈출 과정에서 기록물을 분실하기도 했다. 다행인 건 소말리아 국영방송 TV 간부분께서 탈출 후에 탈출기를 써놓은 책을 구했다. 주변 상황들에 대해 굉장히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시각의 자료를 토대로 영화를 제작했음을 밝혔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등의 진심이 담긴 작품이다. 100% 로케이션은 배우들을 사건의 현장으로 데려가 몰입하게 했고, 그 속에서 배우들은 가족이 됐다. 김윤석이 조인성에 대해 "기대고 싶을 정도로 성숙하고 절제력이 뛰어나다. 이타심으로 저희 모두에게 훈훈한 분위기를 주었다"고 밝힌 것, 조인성이 김윤석에 대해 "응원한다는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 감동의 순간들이 참 많았다"고 밝힌 것도 약 4개월이라는 '모가디슈' 촬영이 이들에게 선사해준 것이었다.
연기 장인들의 진심을 이제 관객이 마주할 차례다. 영화 '모가디슈'는 오는 7월 28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