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홍콩을 기억해 보다…아시아 대표 미식 도시 '홍콩'에서 맛 봐야 할 음식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어느 물건이든 기한이 있다. 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유효 기간이 없는 것은 없는 걸까?...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기한이 영영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 후로 적어야지
최근 국내에서 재개봉한 홍콩 영화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속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는 경찰 223의 독백이다.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그 때, 홍콩에서 즐기던 맛의 기억도 통조림에 넣어놓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홍콩의 식탁에는 동서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함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풍부한 식재료에 동서양을 넘나드는 요리 기법들이 더해지고 밖에서 사 먹는 식사 문화를 기반으로 홍콩은 인구 비율 대비 가장 많은 음식점을 가지고 있는 도시로 꼽힌다.
지난 3월에 발표된 ‘2021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홍콩은 1위를 차지한 더 체어맨을 포함해 총 11개의 레스토랑을 올리며 명실상부 아시아의 미식 도시임을 굳건히 했다.
현지 재료를 활용해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더 체어맨(The Chairman - No.1)과 중국 요리로 세계 최초 미슐랭 3스타에 선정된 렁킹힌(Lung King Heen - No.47)과 같은 광둥 요리뿐만 아니라, 프렌치(Vea - No.16 / Caprice - No.28), 이탈리안(8½ Otto e Mezzo Bombana - No.33), 라틴 아메리카(Mono - No.44) 등 대륙을 넘나드는 전세계의 디쉬들은 총 11개 리스트 중 10개 레스토랑이 미슐랭 플레이트부터 3스타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Executive lunch 코스를 선택하면 5-6만원 남짓의 가격으로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챙긴 점심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미식뿐만 아니라 쇼핑, 아트, 자연, 빅토리아 하버, 나이트라이프,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홍콩의 기억을 '맛'으로 더듬어 본다.
차찬탱(茶餐廳)
차와 식사를 함께 즐기는 홍콩 스타일의 분식집
이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고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홍콩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리얼 홍콩의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영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광둥식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추천 맛집 : 침사추이에 위치한 미도 카페(Mido Cafe)는 1950년 오픈해 빈티지한 모자이크 타일과 골동품들이 풍기는 향수 속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딤섬(点心)
광둥 요리의 상징
딤섬은 ‘마음에 점을 찍듯이’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간단하게 즐기는 전채 요리이지만 다양한 크기, 재료 그리고 맛을 즐길 수 있는 200여 가지에 달하는 무궁무진한 메뉴이다.
추천 맛집 : 삼수이포에 위치한 팀호완(Tim Ho Wan)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자 가성비 뛰어난 홍콩 대표 딤섬집이다.
완탕면(雲吞麺)
영화 <화양연화> 속 장만옥의 최애 메뉴
제 2차 세계대전 후, 중국 내전을 피해 홍콩으로 온 피난민의 애환을 담은 완탕면은 진하면서도 맑은 육수에 탱글한 새우 완탕과 꼬들꼬들한 면이 더해진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로 제격이다.
추천 맛집 :몽콕에 위치한 굿 호프 누들(Good Hope Noodle)에서는 대나무에 올라가 면을 반죽하는 홍콩 전통 에그 누들 제조법을 고수하고 있다. 쫄깃한 면의 식감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차슈
66만 인기 유튜버 육식맨도 반하다
차슈는 간장과 설탕으로 만든 양념을 바른 후 부드럽게 구워내, 입안에서 육즙이 퍼지는 단짠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음식이다. 매년 ‘홍콩 베스트 차슈 레스토랑’이 발표될 정도로 홍콩 사람들과 관광객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추천 맛집 : 노스 포인트에 위치한 촙촙(Chop Chop)은 주성치의 영화 <식신>에 레시피 컨설팅으로 참여한 홍콩 4대 광둥 쉐프가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다이 렁의 차슈 덮밥이 이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