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건프라, 건담에 색을 입히다
건담 도색 마니아 이성동
1979년 일본에서 방송된 '기동전사 건담'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등장한 건프라(건담 프라모델). 최근에는 단순히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색을 통해 '나만의 건프라'를 만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어떤 색깔을 입히느냐에 따라 하나의 모델이 수천 가지의 다른 건담이 되는 것이다.
'건담이 지키는 작업실' 이성동 실장은 건담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도색 전문가다. 그의 손을 거친 건프라는 프라모델을 넘어선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그는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MG급 기준) 하루 8시간씩 일주일 이상을 작업해야 한다"고 했다. 샌딩페이퍼로 게이트(부품과 틀이 붙었던 흔적) 자국을 깔끔하게 없애고, 그 위에 에어브러쉬와 붓으로 밑색과 본색을 칠한다. 이 실장은 "귀찮은 작업을 하면 할수록 건담은 멋있어진다"면서 "그 귀찮음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도색에 직접 도전하기 위해 작업실로 찾아오는 건프라 마니아들도 있다. 실장은 "처음에는 다들 어려워하지만, 강의가 끝나면 모두 '자기만의 건프라'를 완성하고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앉아서 공을 들인 만큼 완성도가 나온다"라며, "그 성취감을 다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