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풋풋한 들꽃 같은 아일랜드 로맨스, 영화 ‘와일드 마운틴 타임’
봄을 닮은 로맨스로 설렘을 전하는 영화 한 편이 찾아온다. 제목으로 사용한 야생 들꽃(백리향)처럼 풋풋한 시골 남녀의 사랑을 담은 영화 ‘와일드 마운틴 타임’이다.
아일랜드의 한 마을, ‘로즈메리’(에밀린 블런트)와 ‘안토니’(제이미 도넌)는 이웃한 농장에서 자란 사이다. 하지만 둘 사이는 좀 어색하다. 어린 시절부터 안토니를 짝사랑해온 로즈메리는 그가 먼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연애에 숙맥인 안토니는 그런 로즈메리의 마음을 도통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안토니의 아버지는 안토니 대신 미국에 사는 사촌 ‘아담’(존 햄)에게 농장을 물려주겠다고 나서고, 뉴욕의 은행가인 아담이 농장을 둘러보기 위해 마을을 찾아온다. 그리고 아담과 로즈메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며,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오로지 안토니만 바라보고 살아온 로즈메리와 그녀에게 관심은 있지만 표현할 줄 모르는 안토니. 두 사람의 마음은 서로에게 닿을 수 있을까?
영화 ‘와일드 마운틴 타임’은 여느 로맨스물과는 다른 독특함이 넘친다. 로맨스라면 으레 나올법한 밀당이나 치정 대신 괴짜에 가까운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채워 넣고, 그나마도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로즈메리와 안토니의 사랑은 별 수확 없이 제자리를 맴돌기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영화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빙긋 웃음을 짓게 하며, 사랑에는 어리숙해도 농장 일에는 진심인 안토니는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같은 순수함을 뽐내며 빠져들게 만든다.
거친 비바람이 가득함에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아일랜드 특유의 풍광과 정겨움 가득한 마을 사람들과 소소한 에피소드 역시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무엇이 좋냐고 물으면 콕 집어 말하기 힘들지만, 마음을 끌어당기는 마성의 힘을 지닌 영화 ‘와일드 마운틴 타임’. 새로운 스타일의 매력을 뽐내는 영화는 오늘(24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