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버지의 일곱아들 '싸이퍼', '안꿀려' 말할 수 있는 이유
가수 비가 아이돌그룹을 제작했다.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15일, 우려보다도 실력으로 이들은 스스로를 입증했다. MC를 자처한 비버지(비와 아버지의 합성어)의 모습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앞으로 이어질 싸이퍼(Ciipher)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그룹 싸이퍼(Ciipher)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싸이퍼 멤버 케이타, 태그, 원, 현빈, 탄, 도환, 휘를 비롯해 제작자인 비도 참석했다. 비는 MC를 자처하며 데뷔한 싸이퍼에게 힘을 실어줬다.
싸이퍼는 '암호를 가진 자들'이라는 뜻을 가졌다. 무대 밖에서 팬들에게 하염없이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무대 위에선 암호를 가지고 강력한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포부가 담긴 그룹명이다. "11년이라는 시간을 연습생 시절"을 보낸 탄은 "그 시간 동안 저를 믿고 지지해준 가족과 소속사 레인 컴퍼니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며 데뷔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싸이퍼의 데뷔곡 '안꿀려'의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김태희가 출연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태희는 뮤직비디오가 끝난 뒤, 쿠키영상처럼 등장해 '안꿀려'를 플레이하면서 한 소절 흥얼거리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비는 "'안꿀려'가 한 여자에게 어필하고, 그 옆에 누가 있던, 우리도 그에게 안꿀린다는 의미로 쓰여졌다. 그래서 정말 멋진 여배우가 나오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더라. 제 옆에 멋진 여배우는 딱 한 분 계신다. 곡도 들려드리고, 설명도 해드리고, 싸이퍼를 보여드리며 꾸준히 어필을 한 결과 출연을 결정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데뷔곡 '안꿀려'는 멤버 태그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케이타 역시 작사에 참여했다. 비는 "데뷔 앨범에 멤버들이 전원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며 "아이돌이 본인의 매력과 음악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태그, 케이타, 원은 프로듀싱 팀을 직접 꾸려서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곡도 기대를 해달라"고 애정어린 소개를 덧붙였다.
태그는 "아이돌이라는 꿈을 가지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며 음악 작업에 진심인 마음을 전했다. 비는 덧붙여 "태그는 다른 아이돌의 곡도 쓰고 있다. 그 곡이 뽑힐지, 안 뽑힐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로 음악 작업에 미쳐있다. 그게 제가 태그를 뽑은 이유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싸이퍼의 리더는 현빈이다. 현빈은 팀에서 나이로 일곱명 중 세번째 자리에 서 있다. 리더가 된 것에 대해 "회사 처음 들어올 떄부터 리더가 누구라고 정해진 상태는 아니었지만, 주도적으로 연습을 이끌다보니 자연스럽게 리더가 됐다"며 "셋째가 리더이기 때문에 동생들도 형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것 같다"며 이점도 설명했다.
싸이퍼 멤버들은 빅뱅부터 블락비, 세븐틴까지 다양한 그룹을 롤모델로 꼽았다. 이들은 "빅뱅 선배님의 곡을 어릴 때부터 들으며 닮고 싶은 점이 많은 그룹이라고 생각했다", "블락비 선배님들처럼 즐겁게 무대를 하고 싶다", "세븐틴 선배님들처럼 자작곡과 안무를 보여드리며 저희만의 색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등 이유를 각각 설명했다.
가수 비가 제작해 좋은 점도 있었고, 부담이 된 지점도 있었다. 싸이퍼는 "저희의 단체톡방이 있다. 거기에 지훈이 형(비)이 저희의 좋은 반응을 올려주시거나 '형만 믿어'라고 말씀을 해주신다. 그런 점에서 심적으로 기댈 수 있고 안정이 된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지훈이 형(비)이 키운 그룹이라고 하면 실력을 베이스로 생각해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거다. 연습하면서 '지훈이 형 얼굴에 먹칠을 하지 말자'고 했다. 형의 전성기 모습을 보면서 더 똘똘 뭉쳐서 연구도 하고, '형이 제작자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부담감과 이를 이겨낸 힘을 밝혔다.
비는 싸이퍼를 제작한 것에 대해 "약 22년 전 박진영에게 기회를 얻었듯,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싸이퍼 멤버들을 발탁한 이유는 실력이다. 노래와 춤 실력 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에도 능한 친구들이다"라며 "진짜 실력만 보고 뽑은게 맞지만, 외모도 마음에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비는 싸이퍼를 통해 '비버지(비+아버지)'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정말 일곱 아들이 생긴 것 같다"는 비의 애정이 더해진 싸이퍼는 15일 데뷔해 대중과 만나게 된다. "'싸이퍼'라는 이름만 들으면, 모두 알고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는 이들의 행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