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암행어사' 권나라, 좋은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난다

권나라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 또한 좋은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난 '좋은 분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 본 권나라는, 이미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였다.

지난 9일 KBS 2TV 월화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극본 박성훈·강민선, 연출 김정민)(이하 '암행어사')이 종영했다.
권나라는 화상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촬영 이후 지금 한 달이 되어간다"라면서 "사실 사복을 입는 것도 많이 어색하고 한복을 입어야 할 것 같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신 덕분에 시청률도 잘 나왔고, 개인적으로도 다인이를 연기하면서도 많이 웃었기 때문에 즐거운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암행어사'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에 맞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밀수사관 암행어사와 어사단의 통쾌한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으로, 권나라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사단에 합류한 기녀로 위장한 다모 '홍다인'을 연기했다.

특히 권나라는 이번 작품이 첫 사극 도전임에도 멜로와 액션 장르를 오가는 캐릭터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 권나라는 "사극이라는 장르 보다도 다인이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고,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커서 '암행어사'를 선택했다"라며 "좀 더 밝은 이미지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캐릭터라 촬영 전부터 고민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고민 끝에 완성된 홍다인은 권나라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드러낸 캐릭터였다. 기녀로 위장했을 때는 고혹적인 매력을 과시했으며, 어사단에 합류한 이후 성이겸(김명수), 박춘삼(이이경)과 함께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망가짐을 불사하며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했다.
권나라는 홍다인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특히 공감한 부분은 굉장히 밝고, 용감하고, 정의롭고 그런 부분이었다"라며 "다만 다인이는 정말 행동파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런 부분이 있어서 용기있는 다인이가 부러웠다. 저는 용기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다인이를 보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다인 캐릭터의 활약에 성이겸, 박춘삼과의 케미스트리가 더해지며 극은 더욱 풍성하게 완성됐다. 권나라는 "정말 많이 웃어서 중간중간 웃는 장면을 편집하는 것이 힘들다는 에피소드를 듣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그만 친해져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라며 "명수 씨 같은 경우 섬세하고 배려심이 넘쳐서 멜로 신 같은 촬영에서도 먼저 많이 다가와주셨고, 이경 씨는 장난도 많고 워낙 유쾌한 분이다. 긴장하는 것 같다 싶으면 먼저 장난도 쳐주고 말을 걸어주신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다만 남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장을 소화해야 했던 만큼,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나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묻자 "극 초반에 다인이랑 성이겸이 계곡에서 마주치며 당황하는 장면이 있다"라며 "제가 머리가 짧다 보니까 머리를 붙였는데, 제 머리와 붙임 머리가 따로 놀아서 물에서 나오면 예뻐보여야 하는데, 물미역처럼 따로 놀았다. 그 부분에서 감독님께서 예쁜 컷을 촬영하려고 공을 많이 들이셨다는 비하인드를 들었다. 다음에는 온전히 제 머리를 촬영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머리를 기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권나라는 "사극 도전인 만큼, 촬영 전에 승마도 배우고 액션도 많이 배우는 등 나름의 준비를 했는데, 이러한 것들은 보여지지 않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어떤 사극이라는 부담감 보다는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다. 사극의 틀이 많이 깨진 느낌이었다"라며 "다음에는 액션신이 많은 작품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더하기도 했다.

'암행어사'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권나라는 데뷔작 '수상한 파트너'를 시작으로 '나의 아저씨', '닥터 프리즈너', '이태원 클라쓰' 등 매 작품 좋은 반응을 거두며 시청률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시청률 요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권나라는 "매 작품 부딪히며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장면 하나하나를 같은 동료 배우 분들과 열심히 만들었다. 행동이나 표정, 대사 톤 같은 것을 다 같이 하다 보니까 정말 연극 같은 기분이 들었고, 현장이 정말 즐거워서 놀이터에 가는 기분이었다. 좀 더 연기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고 이번 작품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끝으로 권나라는 "사실 가끔씩 내가 잘하고 있나 질문을 개인적으로 던져보기도 하는데, 멋진 선배님, 좋은 스태프, 감독님을 만난 덕분에 연기의 꿈을 계속 키워갈 수 있었다"라며 "매 작품 어떻게 이 캐릭터를 내가 잘 표현하고 녹여낼 수 있을까 부담감은 있지만, 촬영마다 좋은 분들과 함께 작품 안에서 캐릭터를 그려가고 색칠하면서 만들어갔던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지, 어떤 것을 배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싶고, '인간 권아윤'으로서도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아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권나라.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좋은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