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로 속도 내는 해상풍력] ③‘해상풍력’ 세계 1위 영국, 2030년 40GW 달성 목표…전세계 선도
국제사회가 ‘2050 탄소중립’ 선언한 가운데, 전 세계 해상풍력 설치 규모 1위인 영국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은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과 국가 재생에너지 실행계획(National Renewable Energy Action Plan)을 제정하고,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해상풍력은 영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해상풍력을 자랑하는 영국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설치용량을 2030년까지 기존 30GW에서 40GW까지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영국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용량이다.
영국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
영국의 해상풍력 산업은 1970~1980년대에 석유, 석탄 외에 대체 에너지로 풍력발전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해상풍력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01년 본격적으로 해상풍력단지 조성과 투자를 시작했고, 경제성 확보를 위해 발전차액보조계약제도(CfD: Contract for Difference)를 실시해 해상풍력 산업을 확대해 나갔다.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해상풍력 개발연구와 정책 지원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영국은 스코틀랜드 동부 애버딘 해안에 30㎿ 규모의 하이윈드(Hywind)를 세계 최초로 부유식 풍력발전 단지(floating wind farm)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북서부 연안에 659MW 규모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월니 익스텐션(Walney Extension)’을 가동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영국의 약 60만 가구에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특히, 월니 익스텐션은 세계 풍력 터빈 제조를 이끌고 있는 MHI-VESTAS 8MW 터빈 40대 및 Siemens Gamesa 7MW 터빈 47대가 동시 사용된 최초의 프로젝트로, 기존 최대 프로젝트의 절반 수준인 87개의 터빈으로 구성돼 기술적인 진보를 이룬 세계 최대 해상풍력 단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기록들은 영국이 해상풍력 발전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음을 증명하며, 해상풍력 강국으로써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은 29.1GW다. 이 중 영국은 점유율 33%인 9.7GW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 26%, 중국 24%, 덴마크 6% 순이다. 2006년 해상풍력은 전세계 풍력 설치량의 1%인 100MW 규모였으나, 2019년 전세계 설치량의 10%인 6.1GW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월 영국은 사상 최초로 하루 전력의 절반 이상인 50.67%를 풍력으로 생산했다. 이는 지난 8월 기록했던 50%를 뛰어넘는 수치로, 영국이 해상풍력 산업 강국임을 입증했다.
적극적인 정부 주도로 해상풍력 최강국으로 성장
영국은 바람이 많은 부는 섬나라라는 지리적 이점과 풍력터빈을 설치하기에 적당한 해심과 지형으로 강점을 지녔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재정 지원으로 해상풍력 최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영국 정부는 녹색투자은행을 설립하여 보조금, 대출, 인센티브, 의무할당제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녹색투자은행은 2017년 민영화되어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이 되었고, 지속해서 해상풍력 등 녹색인프라 투자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영국 정부는 2년마다 해상풍력 사업 예산을 파악하고, 보조금(CfD, Contract for Difference)을 통해 재정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산업에 5억5700만 파운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금융 대출을 지원하고, 왕실 소유의 해양 대지를 사업자들이 쉽게 임대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나서고 있다.
더불어, 해상에 발전기기를 설치해야 하는 해상풍력 산업은 설치 장비 및 공급망이 해상풍력에 적합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이 타 발전산업 대비 높은 편이다. 이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해상풍력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해상풍력 개발비용은 물론 설치 및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섰다. 지난 2013년 설립한 해상풍력 기술연구센터인 ORE 캐타폴트(Catapult)를 통해 해상풍력 연구를 비롯한 부품 테스트, 지반조사, 자원평가 등 해상풍력 개발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높여가고 있다.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해상풍력 비용은 10년 전보다 3분의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비용은 공공과 민간의 연구개발(R&D)과 경험을 통한 학습, 자금 비용, 규모의 경제, 재료 비용과 환율 등에서 많이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터빈 크기의 증가가 비용 절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터빈 크기가 커지고 풍력 발전소의 설계와 운영이 개선되면서 전력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상풍력 설비의 프로젝트 비용은 2010년 약 400만 파운드(1MW)에서 2019년 250만 파운드로 감소했다. 또 터빈이 8MW에서 12MW까지 증가함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에너지 비용(LCOE)의 50% 절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이 전세계 해상풍력 1위 국가가 된 것은 해상풍력 발전을 위한 정교한 정책설계를 바탕으로 실행계획 수립과 해상풍력 사업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발전차액제도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하여 해상풍력 사업자의 투자 리스크를 크게 줄여 준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영국은 노스이스턴, 티스벨리, 험버, 그레이트 야마우스, 사우스이스트 등 6개 핵심 해상풍력발전지구를 조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했다. 6개 해상풍력 개발지구의 공통점은 항구도시다. 이곳은 석탄·철강 산업이 쇠퇴하면서 침체된 항구지역으로, 클러스터 해상풍력 배후항만으로 탈바꿈되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며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오정배 블루엔지니어링 대표는 “영국은 조선산업 쇠퇴로 많은 항만의 가동률이 낮아졌으나, 항만을 중추로 하는 해상풍력 클러스터 전략을 통해 지역경제와 해상풍력산업을 리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도 우리나라가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30년 40GW 목표…해상풍력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
영국은 2050년 순 탄소 배출 ‘제로(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해상풍력발전으로 충당한다는 계획과 해상풍력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해상풍력 설비용량 목표 30GW에서 40GW로 높이면 10년 이내에 해상 풍력 에너지로 영국의 모든 가정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1GW의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부유식 풍력 등 차세대 터빈 제조에 1억6천만 파운드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이번 해상풍력발전 에너지 보급 계획을 통해 건설 분야와 항만, 제조업, 공급망 등 직간접적으로 2030년까지 최대 6만 개의 일자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주한영국대사관 국제통상부는 해상풍력을 주제로 ‘제1회 영국 해상풍력 기술 소개 웨비나 2021’ 컨퍼런스를 오는 18일(목), 19일(금) 이틀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이번 웨비나는 앞선 기술로 영국 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해상풍력 기업의 리더가 함께한다.
해상풍력 강국 영국과의 비즈니스 협력을 모색하는 장으로 준비된 이번 웨비나는 온라인 사전 등록자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며, 인공지능(AI) 전문 미디어 ‘The AI’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웨비나 참가등록 및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ukwebinar.com/offshorewind2021/)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