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북유럽 감성의 매혹적인 판타지 로맨스, 영화 ‘블라인드’
한파와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요즘 날씨와 어울리는 판타지 로맨스 한 편이 찾아온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영화 ‘블라인드’다.
‘캐서린’은 시력을 잃은 아들 ‘루벤’을 위해 책 읽는 사람을 고용하지만, 난폭한 루벤의 행동에 하루를 버텨낸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마리’는 달랐다. 첫 만남에서 루벤을 거칠게 제압한 그녀는 이후 매일 출근해 아름다운 목소리로 ‘눈의 여왕’을 읽어주었다.
마리에게 적개심을 나타내던 루벤은 그녀의 단호한 행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그녀가 아주 아름다울 것이라 상상하며 사랑에 빠진다. 남들과 다른 외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급급했던 마리 역시 자신의 외모가 아닌 내면을 바라봐주는 루벤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위태롭다. 마리는 자신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루벤에게 빨간 머리에 초록 눈을 가진 스무 살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선천적 백색증으로 인한 하얀 머리와 창백한 피부를 가진 최소 15살 이상은 많은 여자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루벤이 수술로 눈을 치료할 수 있게 되자, 마리는 루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할까 두려워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 루벤은 사라진 마리를 찾아 방황한다.
과연 루벤과 마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보여 줄까?
영화 ‘블라인드’는 모든 것을 보고 싶은 루벤과 모든 것을 감추고 싶은 마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영화는 겨울의 서늘함을 닮은 몽환적인 영상 속에 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영화는 ‘눈의 여왕’을 재해석한 독창적인 캐릭터로 보는 이의 호기심을 높인다. 또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이들의 사랑의 결말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2007년 작인 영화는 외모와 나이 등 갖은 편견을 넘어선 진실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로 제32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되어 공개와 동시에 큰 호평을 받았다.
북유럽 특유의 감성으로 사랑의 의미를 되뇌게 하는 영화 ‘블라인드’. 제작 15년 만에 국내 처음 개봉하는 영화는 1월 14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