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스틸러] 김세정, 연기에서만큼은 '점프형 성장캐'

점프형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스타가 있다. 2016년 국민 프로듀서의 사랑을 받아 데뷔하더니 이젠 어엿한 배우로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김세정이다.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연기 호평을 받고 있던 그가, 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몸담고 있던 그룹 구구단의 해체 소식이었다. 아이오아이 재결합 논의까지 이뤄졌던 2019년에는 '프로듀스 101'의 투표조작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터인데, 지난해 말엔 결국 구구단까지 해체되며 사실상 그룹 활동의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그간 김세정의 행보를 보면 아쉬움보다는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데뷔 후 그룹활동 뿐 아니라 틈틈히 솔로 앨범을 내고, 연기적 성장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세정은 연기 첫 도전부터 주연으로 나서며 특급 행보를 보여줬다. 그는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는 '학교' 시리즈에서 상큼하고 발랄한 긍정 여고생 '라은호' 역을 맡았다. 당시 기대되는 신예로 주목받던 김정현, 장동윤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학교2017'은 이전 학교 시리즈와 달리 미스터리와 코미디가 가미된 작품이었다. 김세정은 의문의 학생 X를 찾아 누명을 벗으려 고군분투하는 모습뿐 아니라 청춘물에 빠질 수 없는 로맨스 케미를 만들어냈다. 극 초반에는 다소 과한 텐션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라은호'의 서사에 서서히 녹아들었다. 특히, '학교2017'에서 보여준 '살인애교' 신은 수많은 패러디까지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아티스트로서 꽤 탄탄한 인지도를 가진 김세정에게 남은 숙제는 연기였다. 첫 드라마 후 2년 만에 차기작을 결정한 것도 연기적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일 터였다.

2019년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는 음악과 연기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김세정은 기억을 잃은 팀파니스트 '홍이영'을 연기했다. 살인사건이 있었던 1년 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은 홍이영은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살아가는 취업 준비생이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고, 그날의 진실을 마주하는 인물이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세정은 "2년 전에 한 작품 해보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오히려 안 해본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려웠다"며 "처음에는 두렵지 않았던 게 이번에는 무섭고 걱정되는 것도 많았다"며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홍이영'을 통해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걱정을 무색게 했다. 시청률이 좋지는 않았지만, 김세정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감정선을 보여주며 깊어진 연기력으로 호평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드디어 대표작을 만났다. '경이로운 소문'이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데다가 믿고 보는 배우 유준상, 염혜란, 연기파 배우 조병규와 함께 나란히 팀으로 나서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첫 방송부터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었고, 김세정도 흥행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김세정은 악귀 감지율 100%, 카운터계의 인간 레이더 '도하나' 역을 맡았다. 아픈 과거를 가진 시니컬한 인물로 분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특히 처음 도전하는 액션신도 무난히 소화하며 더 넓어진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도하나' 역을 통해 '액션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고, 이것 외에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한 김세정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는 순간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이제 막 후반부에 돌입했다. 아직 김세정이 보여줄 게 남았다는 얘기다. 그는 시청자를 매료하기에 충분한, 어엿한 배우가 됐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은 어떨지, 배우 김세정과 솔로 아티스트 김세정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