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산후조리원' 박하선 "처음부터 '터지겠다' 생각…끝까지 완벽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이건 무조건 터지겠다' 생각했고, 제가 했던 작품 중에 마지막 대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다."
지난달 24일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 연출 박수원)이 종영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나 정말 행복한 한 달이었고, 조은정을 떠나보내기가 무척 아쉽다"라며 박하선은 서면인터뷰를 통해 "결말이 정말 좋았다. 깔끔하고 현실적이었고, 은정이가 멋진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는 말과 함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격정 출산 느와르 드라마.
극 중 박하선은 조리원의 서열 1위이자, 베테랑맘 '조은정'을 맡았다. 박하선은 "저는 조동(조리원 동기)이 있었고, 지금도 연락을 한다. 이 분들과는 전우애 같은 것이 있고, 실제로도 굉장히 힘이 된다. 애를 키울 수록 정보 싸움인데, 그런 점에 있어서 정말 든든하고, 고맙고 힘이 된다"라며 자신 또한, 조리원 생활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특히 캐릭터를 구축할 때, 조리원 동기들의 모습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는 박하선은 "모임 중 시크하게 책을 추천해주는 등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분과 둘째맘이라 여유있고 항상 웃으면서 인사해주는 분이 계셨다"라며 "두 분께 직접 말씀을 드리고 두 분을 섞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굉장히 도움이 됐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러한 캐릭터 구축과 함께 장르를 불문하는 박하선의 풍부한 연기력이 더해졌다. 그가 맡은 '조은정'은 처음에는 마냥 얄밉게 느껴졌지만, 극 후반부로 갈수록 '짠한 면모'가 드러났다. 이를 섬세한 내면 연기로 완성한 박하선은 "초반에는 조심스러워하다가 갈수록 거침없이 연기했는데, 제가 연기하면서 비춰지길 바랐던 부분이 다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밉다가 점점 짠해지다가, 가끔씩 사랑스럽기도 한 굉장히 복합적인 모습으로 봐주셔서 좋았다"라며 "은정이도 조금씩 행복한 엄마가 되는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무게를 내려놓고 살았으면 싶다. 정말 좋은 엄마는 아이와 함께 엄마도 행복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편이다"라고 조은정이 맺게 된 결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의 도전이었음에도 '하이킥' 시절 못지않은 여전한 코믹 연기를 선보여 많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박하선은 "사실 코믹 연기가 많이 고팠다. 코미디를 하면 정극이 그립고, 정극을 하면 코미디가 그립더라"라며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정적이고 무거운 작품이어서 끝나고 밝은 걸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때는 코믹 연기가 좀 힘들었고, '혼술남녀' 때부터 즐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즐겼고, 저 또한 좋아하는 장르가 된 것 같다. 바주카포 신을 찍을 때는 덥고 힘들었는데도 사람들은 제가 힘들수록 더 재미있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는 당할 재간이 없는걸까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하선은 "이제는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더 나이 들기 전에 시트콤도, 로코도 또 해보고 싶다. 저는 '한국의 짐캐리'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해 앞으로 박하선이 도전할 또다른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만족스러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김지수 작가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였다고 밝힌 대본에 있다. 출산을 경험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생각지 못했던 산모들의 여러 사연이 얽혀들었고,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배우는 대본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궁금했던 이유다.
박하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다는 감탄과 함께 "작가님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감독님이 이를 잘 표현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라며 "막장 없이, 불륜 없이,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잘 만든 드라마라는 평을 얻어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인터뷰②] 박하선 "경력 단절 고민, 제2의 전성기 올까 생각했었다"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