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상남 "저를 표현하는 단 한 곡=김호중 '만개'"
'반전'이라는 단어만큼 신인배우 박상남을 잘 설명하는 단어도 없다. 일단, 그가 출연한 '트웬티 트웬티' 속 정하준 캐릭터가 반전의 캐릭터였고, 야구선수 출신의 그가 배우의 길을 택한 것도 '반전'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돌 그룹의 곡을 꼽을 줄 알았던 칸에 쓰인 가수 김호중의 '만개' 역시 반전의 선택이었다.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의 종영을 3일 앞두고, 배우 박상남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민트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박상남은 화보 촬영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웃음 지었다. 야구 선수를 준비하던 지난날에 비축해둔 체력 덕분인지도 모른다.
박상남은 휘문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투수였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밤 11시였다. 그래도 집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심야 영화를 봤다. 잠을 4~5시간도 못 잤지만, 잠을 줄이고 영화를 봤다.
"삶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 대학교를 가게 됐어요. 그때가 제 스무살이었죠. 선택의 기로에 있었어요.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눈앞에 있었어요. 야구와 연기. 지금 아니면 연기를 선택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 말씀을 부모님께 드리면서 많이 울었어요. 용돈도 끊겼었고요. 그런데 후회는 없어요. 더 재밌고, 더 힘들어요. 더 힘들어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요."
데뷔는 지난 2015년 촬영한 태익의 뮤직비디오 '오늘은 말할래'를 통해서 했다. 그 이후 2017년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무대에 섰다.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한 그 경험, 박상남에게 그 시간은 소중하게 남아있다.
"연극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두려움이 많았어요.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예요. '해낼 수 있을까?'라고 저 자신에게 수없이 많은 질문을 했어요. 답은 '부딪혀보자'였어요. 그런데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피드백도 받고요. 그전에는 선배님들께서 하신 '무대에 서 봐야한다'는 말씀에 동의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서 보니 알겠더라고요. 앞으로도 연극 무대를 병행하고 싶어요. 저를 찾아주시는 분이 있다면, 무대에 많이 서고 싶어요. 그래야 저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에도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 그런데 그 과정이 독특하다. 아는 동생이 준비하고 있던 오디션 대본을 우연히 보고 오디션에 임하게 된 것.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제가 너무 여유가 있었대요. 마치 제가 감독님을 오디션 보는 것 같았다고 하셨어요. 그 모습에 저를 캐스팅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위해 발을 내디뎠다. 그 과정에서 질문이 없었던 것도, 고민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만개'하는 배우 박상남을 위한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일까, 박상님이 꼽은 단 한곡의 곡은 가수 김호중의 '만개'였다. 곡 '만개'의 가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언젠가 피어나기 위해 좀 더 비춰줘 더 내려줘 하루빨리 나는 사랑받고 싶다.'
"좋더라고요. '만개'하라는 말이 저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어요. 가수 김호중 님이 워낙 노래를 잘하시니까 더 감정에 와닿는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사실 그렇잖아요. 만개하고 싶고요. 그 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박상남은 현재 여섯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순간도 여섯 마리의 강아지다. 원래 세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고, 최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한 일"을 고민하다가 유기견 세 마리를 입양하게 됐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잖아요. 물론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다 똑똑한 친구들이라서 대소변도 화장실에 잘하고 그래요. 또 사회성도 좋은 친구들이라, 산책할 때도 저를 잘 따라다니고요."(웃음)
그런 박상남의 롤모델은 배우 차태현이다. 차태현이 예능과 작품에서 보여주는 '밝은 에너지'를 박상남은 닮아가고 싶다.
"그냥 사람으로서도 너무 멋있으세요. 예능과 작품 속에서 뵙게 되는 모습도 너무 멋있고요. 멋있음과 밝음이 공존하시는 분 같아요. '저런 배우가 되어야지, 저런 선배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해요. 저도 대중들에게 거리감 없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