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플렉스', 설리母 진심과 함께 故 설리 삶 재조명…'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다큐플렉스'가 故 설리의 삶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에서는 방송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설리의 엄마 김수정 씨의 이야기와 함께 故 설리의 지난 25년을 되돌아봤다.
이날 설리 엄마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유치원 대신 연기학원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이후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 서동요의 선화공주 아역에 발탁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전했다. 아역 데뷔 이후 설리는 SM연습생으로 들어갔다. 당시 설리와 같이 연습생 생활을 한 티파니 영은 설리를 "오빠, 언니들도 다 예뻐해서 다 알고 있던 이미 유명했던 SM의 연습생이었던 것 같다"고 추억했다.
초중 시절, 학교와 고된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꾸준히 아역 연기자로 활동한 설리는 어린 나이에 비해 큰 키로 인해 연기 역할에 어려움을 느껴 아이돌 가수 f(x)로 데뷔해 활동을 이어간다. 하지만 2013년 9월, 최자와의 최초 열애설 보도 이후 열애설이 계속 됐고, 열애를 인정한 뒤로는 각종 악플에 시달렸다.
설리 어머니는 설리가 연애를 시작 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설리는 연애 이후 경제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설리 엄마는 이를 계기로 설리와 거의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리 엄마는 소속사로부터 설리가 자해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하며 "모든 게 불안했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남자는 떠날 것 같지, 엄마는 옆에 없지 여러 가지의 것들이 아마 본인이 감당하기가 그 순간에는 어려웠겠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설리 또한, 생전 인터뷰 영상에서 "사람한테도 상처받고 하다 보니까 그 때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것 같다"며 "그 사람들이 있음으로써 좀 도움을 받고 그 사람들 뒤에 숨어서 같이 힘내고 그랬었는데 이제 가까웠던 사람들 주변 사람들조차도 떠났던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도와 달라고 손을 뻗기도 했었는데 그때 사람들이 잡아주지 않았어요 제 손을, 그래서 그때 무너져 내렸어요"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후 설리는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솔직하게 대중에게 공개 했다. 이런 설리의 모습에 대중들의 비난이 뒤따랐다. 설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저를 아는 사람들은 악의가 없다라는 걸 너무 잘 아시는 데 저한테만 유독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속상하기는 하다"라며 "기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2018년 여름, 생애 최초로 자신의 집을 마련한 설리는 집을 돌아보며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그러나 설리 엄마가 그 곳에서 마주한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집안에 보이는 각종 약봉지들, 설리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설리는 생전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시선이 어느 새인가부터 느껴지기 시작했고 공포로 다가왔다"라며 "대인기피증 공황 장애, 공황장애는 어렸을 때부터 (겪고 있었어요)"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2019년, 설리는 생애 첫 솔로 음반을 발매하고 팬 미팅 자리를 만들고 예능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갔다. 그러나 2019년 10월 14일 오후 3시 21분, 설리 엄마는 소속사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설리의 죽음. 엄마는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한 시간 넘게 다리 베개를 해서 계속 안고 있었다"라며 "항상 미련이라는 게 남잖아요 발끝까지 다 만져줄 걸 하는 생각이...더 많이 깨워볼걸 그 생각도 해요 더 이름을 불러봤을걸 그럼 들렸을까, 이생각도 하고"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언론과 악플이 설리를 극단으로 몰고갔음에도, 여전히 대중은 누군가 '탓할' 대상을 찾는 듯 하다. 방송에 설리와 최자의 열애 시절 이야기가 언급되자, 최자의 SNS 등에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는 것. 최자와의 열애는 故 설리의 삶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고, 가족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변화를 겪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설리에 대한 악플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누리꾼은 설리를 향한 악플을 게재했고, 언론은 이를 이용했다. 그리고 설리는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최자의 탓'을 하면서 악플을 달고 있다. 만약 이날 방송을 통해 설리가 불편했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또 다른 누군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왜 고작 저런 일에' 설리를 불편하게 여겼을까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