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영화] 그래도 우리는 살아갑니다…김희애X고아성X김유정 '우아한거짓말'
"어떻게 가족도 모르는 걸 다 알고 있어요?" (만지 역 고아성)
"살다보면, 애먼사람한테 속 얘기할 때도 있는 거야" (추상박 역 유아인)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말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이 '우아한 거짓말'인데 뭐가 말 그대로인가. 사람들은 속내를 안고 산다. 밖으로 꺼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우아한 거짓말'을 하고 산다. 그래야 타인의 시선에서, 관계 속에서 '괜찮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어느날 갑자기 막내 천지(김향기)가 세상을 떠난 후, 남게 된 엄마 현숙(김희애)와 언니 만지(고아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만지는 남의 일엔 관심없고, 무덤덤한 성격이지만 동생 천지의 죽음 앞에선 그럴 수만은 없다. 천지의 친구 화연(김유정)과 추상박(유아인) 등 천지를 둘러싼 사람들을 만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천지가 남긴 메시지들을 발견하게 된다.
극단적인 상황이다. 가족 중 한 명의 죽음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 현숙은 "세명 분으로 힘차게 살 거니까, 잘먹자"고 하는 '우아한 거짓말'을 한다. 살아야 한다. 동생 천지에게 좀 더 귀기울이지 못했음을 자책하며, 혹은 먼저 더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은 천지를 원망하며, 살아야한다.
영화 '완득이'(2011), '오빠생각'(2015), '증인'(2018) 등의 작품을 연출한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 속에 사람을 녹여내는 감독이다. 그렇기에 극적인 상황을 '신파'로 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주려 애썼던 모습이 영화 곳곳에 담겨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우아한 거짓말'을 몰입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다. 배우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등은 각자의 캐릭터 속에서 실제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인터뷰 할 당시, 배우 김희애는 합류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고, 배우로서도 너무 힘들어서 이런 건 피하고 싶어요. 그런데 '우아한 거짓말'은 아이를 잃은 아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보다는 사는 동안 어떤 사건을 거쳐나가면서 성숙해가고 발전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당시 인터뷰에서 김희애는 명장면으로 만호(성동일)의 두 딸과의 식사 장면을 꼽았다. 그 때 한 현숙(김희애)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해보려 한다. '우아한 거짓말'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작품이며, 오는 30일 방송되는 JTBC '방구석 1열'에 김희애가 출연하며 재조명해 볼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영시간 117분.
"피한다고 피해질 사람없고, 막는다고 막아질 사람 없어. 뭐, 대단한 사람 모양 다 용서하고 사랑할 필요도 없고. 미우면 미운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그거면 충분해. 그렇게 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