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장마에 많은 차량이 침수 피해를 본 이후, 중고차 시장에 침수 차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침수 차의 가장 큰 피해는 보이지 않는 부식으로 차 자체가 썩는 현상’이라며, 전국 30년 이상 경력의 정비 고수들의 노하우를 모은 침수 차 판별법을 공개했다.

침수 차, 안전띠 당겨봐야 소용없어
포털 사이트에 침수 차 구별법을 검색하면 ‘안전띠에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었으면 침수 차’라는 정보가 많다. 하지만, 중고차 판매 시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은 안전띠를 그대로 판매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안전띠, 등화장치, 바닥 매트, 내장부품이 새것이면 침수 차량이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침수 차를 매매할 때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안전띠나 바닥 매트 등은 새것으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습기 찬 리어컴비네이션 램프 /사진 제공=자동차시민연합

중고 시장에 나오는 침수 차량은 부분 침수를 당했거나 아까울 정도로 피해를 본 차량이다. 등화장치 전조등이나 방향 지시등, 컴비네이션 램프에 습기가 찼다면, 침수 차가 아닌지 의심해보는 게 좋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시트 밑부분은 녹을 방지하는 방청 처리가 되지 않아, 차내로 빗물이 유입될 정도였다면 부식이 바로 생긴다.

방청처리가 되지 않은 운전석 시트 밑부분 /사진 제공=자동차시민연합

앞바퀴 제거 후 브레이크 장치, 캘리퍼 잘 살펴야
침수 차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정비업소에서 리프트를 이용해 바퀴를 하나 빼고, 디스크 브레이크 캘리퍼(disc brake caliper)에 흙 등의 이물질이 묻었는지 살펴보자. 폭우에 주행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은 브레이크, 와이퍼이다. 타이어나 휠 안쪽과 브레이크 장치 구석 부분에는 잔재가 남아 있고 방청처리 되지 않은 철 부분이기 때문에 정비사들은 쉽게 알 수 있다.

침수 차의 가장 큰 피해는 부식, 1개월이면 ‘녹’ 슬어
침수 차의 가장 큰 피해는 차체에서 발생하는 부식이다. 부식의 상징인 ‘녹’은 겉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속부터 발생한다. 부식이 한 번 시작되면 판금, 도색 작업이 필요한데, 작업 범위가 넓고 비용도 많이 든다. 특히 빗물이 차량 내부로 스며들어 습기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부식은 피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심각해지므로 침수 차는 수명을 다해서 오래 탈 수 없는 고장 차가 된다.

화장과 향수가 진한 차 주의
침수 차는 정비해도 침수 차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차내로 빗물이 유입된 경우 시트와 내장재는 물론 바닥 카펫까지 ‘속’을 뒤집어야 한다. 악취도 제거해서 건조를 시켜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침수 차가 보통 한두 달 뒤에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이유다. 새 차 수준으로 단장하기 위해서는 방향제도 뿌리고 세척제로 깨끗하게 단장하므로, 너무 진한 향이 나는 등의 차는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자동차시민연합

매매 계약서에는 ‘특약사항'으로 '위약벌 조항' 추가
매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침수 차가 걱정이라면,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침수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면, 배상한다”라는 조항을 특약사항으로 추가하자. 위약벌 조항으로 침수 차량으로 밝혀질 경우 '얼마 이상의 금액을 지급한다'라는 추가 특약을 적어두는 것이다. 계약서에 위약벌 조항을 명시하면 추후 소송에서 효력과 단기간 내에 피해를 종결시킬 수 있다. 계약을 어긴 경우, 추가로 강력한 금전적 배상을 명확히 해두는 장치이다.

보험사 이력 조회보다는 차량 정비 이력 조회가 효과적
소비자가 침수 차를 가려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이력 정보서비스(카히스토리)는 정비 이력은 없고 보상 금액만 나온다. 주로 피해가 큰 전손 처리이며, 자차보험에 가입했어도 침수 이력이 남기 때문에 자비로 해결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 이력 조회보다는 차량 정비 이력 조회가 효과적일 수 있다.

전문가 동행 서비스 이용
일본에는 중고차를 구매할 때 일정 비용을 받고 자동차 전문가와 동행해 가성비 좋고 문제없는 중고차를 선택하는 대행 서비스가 있다. 중고 시장에 나온 침수 차는 대부분 흔적이 남을 정도로 날림 정비는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평소 이용하는 단골 정비업소 등을 통한 동행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침수 차를 쉽고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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