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영화] 강하늘X박정민, 광복절 다시보는 울림…'동주'와 송몽규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슬픈 사람의 뒷 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시인 윤동주의 시 '참회록'의 한 구절이다. 배우 강하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구절이기도 하다. 광복절을 맞아 우리가 절대 잊지말아야 할, 잊어서는 안되는 이름을 영화 '동주'로 만난다.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이자 벗, 송몽규의 이야기를 담는다. '동주'는 둘이 함께 꿈을 꾸던 시기부터 죽음에 이르게 되는 감옥에서의 모습까지를 조명하며 그들의 삶을 통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가 살았던 시대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였다. 동주는 시인을 꿈꾸고, 몽규은 신념을 위해 독립운동가로 행동한다. 몽규는 동주에게 말한다. "너는 시를 써라. 총은 내가 들거니까"라고 말이다. 매일 '참회록'을 쓰며 가장 아픈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두 청춘의 뼈아픈 '자화상'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긴다.
당시 박정민은 송몽규 역을 맡아 북간도에 있는 생가와 묘소를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언론시사회에서 박정민은 "송몽규의 초라한 묘가 제 머리를 지나가면서 억울했다. 단순히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 세대가 기억하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그 분의 묘소가 생각났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이 진심으로 임한 영화였다. 영화는 흑백으로 제작돼 빛과 어둠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안방극장에서 보더라도 그 빛은 분명히 드러날 것.
강하늘의 목소리로 '동주'의 시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동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 중 하나다. '동주'에는 윤동주의 시 12~13편이 삽입된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적 내러티브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영화 '박열'(2017), '사도'(2014), '왕의 남자'(2005)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동주'는 광복절을 맞아, 광복절특선영화로 KBS2에서 밤 10시30분 부터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