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일 어게인! 엄정화X박성웅X이상윤X배정남X이선빈 '오케이마담'
예전에 더운 여름 땀을 식혀주었던 노래가 있다.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라고 한 소절 부르다 보면, 진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했다. 그때의 그 시원함을 엄정화가 다시 영화로 관객에게 전한다. 영화 '오케이 마담'을 통해서다.
미영(엄정화)은 꽈배기 맛집 사장이다. 손으로 뭐든 착착 감고 꼬아서 꽈배기로 만드는 손기술에 능한 여인. 그의 능력은 또 있다. 약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편 석환이 자기를 보면 눈에 하트가 뿅 그려지게 만들어버린 것. 남편 석환(박성웅)은 컴퓨터 수리공이다. 어떤 에러 메시지가 있든 아로나민 골드 한 병 뚝딱하는 동안 고쳐낸다. 그리고 아내 미영만 보면 능력이고 뭐고 애교가 자동 플레이된다.
이런 애교 만점, 꿀 뚝뚝 부부가 하와이로 난생 첫 해외여행에 나서게 됐다. 그런데 그 비행기에는 사라진 북한 공작원 목련화를 찾는 무리가 탔다. 비행기는 이륙한 후,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당한다. 비행기에 탄 미스터리한 승객(이선빈), 승무원(배정남) 등 모두 비상에 걸렸다. 과연 미영의 가족은 하와이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영화 '오케이 마담'은 크게 두 줄기의 목적을 가지고 간다. 하나는 사라진 북한 공작원 목련화를 찾는 것, 두 번째는 하와이에 도착하는 것. 이 두 가지 목적은 명확하고 번뜩이게 합쳐진다.
'오케이 마담'은 코믹 영화다. 코믹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공기다. 배우 엄정화, 박성웅, 배정남, 이선빈, 이상윤 등은 영화의 틈을 호흡으로 메워낸다. 특히 엄정화는 제목 "오케이 마담"답게 극을 에너제틱 하게 이끌고 간다. 억척스러운 생활력과 함께 '스마일 어게인'이라고 외치는 듯한 액션 연기는 우리나라에서 엄정화만 가능할 것.
'오케이 마담'을 연출한 이철하 감독은 어떤 배우는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해서, 어떤 배우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살짝 비틀어 캐스팅해 배우들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엄정화는 영화 '미쓰 와이프'(2015)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움과 생활력, 여기에 액션까지 장착했다. 박성웅은 '내안의 그놈'(2018)에서 보여준 코믹 아재 이미지를 갖고 왔다. '오케이 마담'을 본 후에는 "살려는 드릴게"라고 말하는 박성웅이 어색하게 느껴져 버릴지도.
배정남은 '보안관'(2016)에서 보여준 어리바리 열정남의 모습을 더한다. 진지할수록 웃기는 독특한 캐릭터. 착한 훈남 이미지가 강한 이상윤은 레고 머리의 북한 공작원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선빈은 반전을 가진 인물로, 연기가 필요 없는듯한 캐릭터를 맡아 웃음을 이끌어낸다.
영화 초반은 북한 공작원과 미영 부부에 관한 상황이 펼쳐진다. 미영 부부가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탑승하면,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비행기라는 국내 코믹 액션 영화에서 생소한 그 한정적 공간이 주는 매력이 크다. 그 공간은 많은 사람을 품고 있으며, 캐릭터가 주는 매력을 배가시킨다.
특히 배우 김남길, 정만식, 전수경 등이 비행기 적재적소에서 등장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준다. 유쾌한 현장의 공기는 관객들 역시 승객의 일원처럼 때로는 함께 웃고, 때로는 함께 응원하며 영화를 보게 한다.
비행기는 액션이 펼쳐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엄정화는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이용해서 유연하게 액션을 펼치는데, 그 적정한 난이도가 웃음을 유발한다. 마치 가족이 빙 둘러앉아 보는 성룡의 액션 영화처럼, 척하면 딱 받는 주성치의 무협 영화처럼, 액션은 코믹의 요소이자 주목의 대상이 된다.
이철하 감독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흥겨운 파티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어렵게 분석하고 일일이 따질 필요 없이 그저 신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의 말 그대로다. 무거운 머리를 극장에 들어가기 전, 탈탈 털어버리고, 비행기 좌석에 앉듯, 극장 객석에 앉아, '오케이 마담'과 함께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임할 것. 러닝타임 100분. 15세이상 관람가.
평점 ★★★☆☆, 이게 말이 되냐는 말에도 웃게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