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더그린’ 현상 활용해 재치있는 언어유희 선봬…펀슈머 마음 사로잡은 '말장난 마케팅' 열풍
제품 구매 시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말장난 마케팅’ 열풍이 일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주제곡인 ‘Circle of Life’나 셀린 디온의 ‘All By Myself’와 같은 외국 노래의 가사가 익숙한 한국어로 들리는 상황을 경험한다. 이는 어떤 단어나 문장의 발음이 다른 의미나 언어의 발음으로 들리는 일종의 착각으로 '몬더그린(Mondergreen)' 현상이라고 한다. 스코틀랜드의 노래 '머리의 잘생긴 백작(The Bonny Earl of Murray)'의 ‘레이드 힘 온 더 그린(Laid him on the green)’이라는 가사를 미국의 작가 실비아 라이트가 ‘레이디 몬더그린(Lady Mondergreen)’으로 착각한 것에서 유래했다. 특정 단어가 전혀 상관없는 다른 뜻으로 들리는 데서 오는 의외성과 재미 때문에 개그나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도 자주 활용된다.
최근 기업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이용한 재치있는 언어유희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유명한 노래 가사가 전혀 다른 메시지로 들리게 해 거부할 수 없는 중독성을 남기고, 누구나 알 만한 제품명을 언어유희로 재치 있게 비틀어 익숙했던 브랜드를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하는 등 소위 ‘빵 터지는’ 말장난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야놀자, 히트곡 ‘사이먼 도미닉’을 ‘쌓이면 돈이니’로 재탄생시켜 혜택 강조하는 캠페인 메시지 각인
매년 재치있는 광고로 화제를 불러 모으는 야놀자가 올 여름에는 몬더그린 현상을 활용했다. 야놀자는 래퍼 사이먼 도미닉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그의 히트곡 ‘사이먼 도미닉’을 사용해 후렴구 가사인 ‘사이먼 도미닉’이 야놀자의 여름 캠페인 콘셉트인 ‘쌓이면 돈이니’로 들리는 효과를 노렸다.
광고 영상은 ‘야놀자 방문만으로도 역대급 혜택을 제공한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으며 공개 4주 만에 야놀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 1,900만 회를 돌파하는 한편, 시청자들이 ‘삶은 도미’ 등 각자가 경험한 몬더그린 현상을 댓글로 남기며 캠페인을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야놀자는 캠페인 콘셉트에 맞춰 오는 9월 말까지 밀크코인, 헬리녹스 협업 제품 등 매일 2천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성수기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인 ‘혜택’을 보다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몬더그린 현상을 접목시켰다”면서, “앞으로도 트렌디한 마케팅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찾아보는 광고’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 대표 과자 ‘꽃게랑’ 활용한 ‘꼬뜨 게랑’ 론칭…셔츠, 선글라스 등 패션 아이템 선봬
빙그레는 최근 대표 상품 ‘꽃게랑’의 모양을 로고화한 패션 브랜드 ‘Cotes Guerang(꼬뜨 게랑)’을 론칭했다. 꽃게랑의 발음을 마치 외국 패션 브랜드 이름처럼 바꾼 것이다.
천재 디자이너 ‘고계랑’이 꽃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스토리까지 더해 티셔츠, 선글라스, 미니백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빙그레는 꼬뜨 게랑을 통해 34년 역사의 꽃게랑을 젊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재탄생시켰다.
1,000개 한정으로 출시한 가방과 셔츠도 완판 행렬을 이어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자체 SNS 채널을 통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투게더리고리 경’ 등 브랜드와 상품 이름을 재치있게 변형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발음을 활용한 이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팔도, 식혜 발음 활용한 응원 메시지와 대세 장르 트로트로 소비자 눈길
팔도는 노래 가사를 활용한 언어유희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달 공개한 비락 바나나 식혜 광고는 트로트 가수 조명섭이 군인, 학생, 소방사, 경찰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래 가사는 가수 박군의 ‘한 잔 해’를 개사한 ‘씩식혜(씩씩해)’, ‘피식혜(피식해)’, ‘휴식혜(휴식해)’ 등으로 ‘식혜’의 발음을 재밌게 활용했다. ‘씩씩’, ‘휴식’ 등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 가사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트로트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키고 있다. 팔도는 지난해에도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언어유희를 활용, ‘팔도 비빔면’과 자음∙모음 형태가 비슷한 ‘괄도 네넴띤’으로 재탄생한 제품을 한정 출시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에 색다른 이미지를 불어넣으며 제품 500만 개를 완판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말장난을 이용한 언어유희 마케팅은 메시지의 전달력, 정확한 타깃 고객 설정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하는 고도의 마케팅 방식”이라면서, “소비자들이 접하는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 짐에 따라, 짧은 순간에 이목을 사로잡고 효과적으로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펀(fun)’한 마케팅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