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V12의 위엄 느껴지는 럭셔리 세단 'BMW, M760Li xDrive'
강력한 존재감 과시하는 'BMW, 뉴 7시리즈'를 만났다. 이 모델은 작년 6월 국내 출시했으며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 모델은 벤츠 'S클래스'를 비롯해 렉서스 'LS', 포르쉐 '파나메라' 등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들이다.
1977년 첫선을 보이며 대형 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만든 7시리즈는 매 세대마다 혁신과 진화를 거듭하며, 진정한 럭셔리의 가치에 대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뉴 7시리즈는 6세대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새로운 디자인 적용으로 풀체인지에 해당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또한, 우아한 느낌의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와 스포티한 느낌의 M 스포츠 패키지 두 가지 외관도 제공한다.
6세대 7시리즈는 지난 2015년 10월 국내 출시 이후 작년 6월까지 1만239대 판매돼 BMW 플래그십 모델의 자존심을 지켜온 바 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1206대를 판매했다.
외관은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면부에 있는 BMW 키드니 그릴이다. 기존 모델 보다 약 40% 가량 커진 그릴은 와일드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더 높아진 보닛은 BMW 엠블럼과 조화를 이루어 웅장함을 더해준다.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헤드램프는 전 모델에 최대 500m의 조사범위를 제공하는 BMW 레이저 라이트가 장착됐다. 에이프런 하단의 공기 흡입구는 대형 에어 디플렉터와 통합됐으며, 크롬 장식을 더 해 세련미를 더했다.
측면부는 전륜 펜더 뒤쪽에 자리한 에어브리더를 수직으로 그려 차량의 실루엣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주된 특징이며, M 스포츠 패키지의 휠이 더해져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크롬 라인은 뒤범퍼까지 이어지게 해 세련되고 안정감을 준다. 후면부는 더욱 슬림해진 L자형 LED 테일램프와 크롬 라인 하단의 조명 디테일을 새롭게 적용해 날렵하고 우아하다. 또한, 범퍼 레이 아웃 디자인을 바꾸어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실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보니 큰 변화는 없다. 달라진 부분은 계기판이 디지털화된 점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여러 주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인성도 뛰어나다. 특히 계기판 바늘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중앙으로 모이는 형태로 되어 있어 새롭다. 또한,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0.25인치 모니터는 UI 구성을 바꾸어 편의성을 높였으며 터치로도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다. 손동작을 여러 개 추가한 제스처 컨트롤은 손동작만으로 화면을 넘기거나 음량 등 조절이 가능하다. 한번 손에 익으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시트는 보다 넓은 면적을 퀼팅 처리한 최고급 메리노 가죽을 적용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도 좋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손바느질 느낌의 스티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더해준다. 여기에 통풍 기능과 메모리 기능을 포함한 전동 조절식 컴포트 시트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시승 모델인 롱 휠베이스의 경우 마사지 시트와 패널 곳곳에 열선을 넣은 히트 컴포트 패키지가 추가 적용됐다.
외관과 실내 곳곳에는 V12 배지가 부착돼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이지만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열 시트는 전장 5260mm, 전폭 1900mm, 전고 1480mm, 축거 3210mm의 차체 크기로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1열 조수석을 9cm까지 앞으로 이동시킬 수 있어 비행기의 일등석에 준하는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센터콘솔에 마련된 테이블을 통해 간단한 업무까지도 가능하다.
또한, 최신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BMW 터치 커맨드 시스템을 통해 2열에서도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뒷좌석 모니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재생하는 미러링 기능까지 지원해 차량 내에서도 더욱 편리하게 업무와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2열 각종 기능은 태블릿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글라스 루프를 여닫는 기능, 마사지 시트의 강도 조절, 시트의 통풍과 열선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검색과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한 태블릿의 기능도 그대로 제공한다.
이 밖에도 1만5000개의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앰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글래스 스카이 라운지 등을 통해 감성적인 몰입감도 선사한다.
시승 모델은 M760Li xDrive이다. 파워트레인은 6.6리터 12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609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3.8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km이다. 복합 연비는 6.4km/ℓ(도심: 5.4km/ℓ, 고속: 8.1km/ℓ)이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일반도로에서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력이 가볍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면 대형 세단이지만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고속에서도 뛰어난 정숙성을 유지한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는 민첩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V12 엔진은 어떠한 엔진 회전 구간 대에서도 굴곡 없이 뛰어난 성능과 부드러운 구동을 이끌어내며 레이싱 DNA의 진정한 면모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폭발적인 퍼포먼스에서도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돼 항상 안정적이고 편안함을 전달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이 시스템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및 차선제어 보조장치, 차선변경 경고, 차선이탈 경고, 측면 충돌방지 기능 등이 조합됐다. 고속도로에서 사용해보니 선행 차량과 거리를 유지하고, 스티어링 휠을 조절해 차로를 유지하며 주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큰 덩치임에도 주차가 어렵지 않다. 파킹 어시스턴트 시스템이 가속과 제동까지 조작해 더욱 정밀한 주차를 모니터로 도와주기 때문이다. 막다른 골목길 또는 주차장 등에서 최대 50m까지 별도의 핸들링 조작 없이 차량이 자동으로 왔던 길을 거슬러 탈출하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포함됐다.
M760Li xDrive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억31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