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족 여행에 안성맞춤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프랑스 완성차 브랜드 시트로엥은 1919년 출범 이래 대담하고 독특한 제품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100년간 독창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독특한 차를 만들게 된 이유는 푸조나 르노에 비해 역사가 짧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필요했던 것이다. 국내에서는 뚜렷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다.
100년의 시간을 축적해 온 시트로엥은 늘 기술과 미학의 융합을 추구해왔던 브랜드로, 여기에 프랑스 특유의 실용주의도 실천하고 있다. 이런 브랜드의 철학이 가장 잘 담겨있는 모델이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다. 이 모델은 넓은 공간, 안락한 좌석, 실내 디자인 등 탑승자의 안락하고 쾌적한 가족 여행에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차량의 모든 영역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일한 디젤 7인승 다목적 차량(MPV)이자 패밀리밴이기도 한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2006년 11월, 1세대 그랜드 C4 피카소를 선보인 후 2013년 3월, 플랫폼부터 엔진, 외관 디자인까지 완전변경한 2세대를 선보였다. 국내에는 2014년 3월 26일, '그랜드 C4 피카소'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첫 출시했다. 이후 MPV와 SUV 라인업 강화 전략에 따라 2018년 12월,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로 이름을 변경했다. 시트로엥은 MPV 차명을 '스페이스투어러', SUV 차명을 '에어크로스'로 통일했다.
국내 판매량은 2014년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총 1937대다. 이는 해당 기간 시트로엥 누적 판매량의 33.6%로 베스트셀러인 'C4 칵투스'와 함께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왔다. 2018년 단종된 5인승 버전인 'C4 피카소'를 포함할 경우 누적 판매량의 38.7%로 명실공히 시트로엥의 대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외관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유려한 유선형으로 완성된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과 유니크한 외모로 활기차고 현대적인 스타일을 갖췄다. 특히 다른 MPV 차량에서는 볼 수 없는 유려한 유선형 디자인, 그리고 전면 윈드스크린 아래쪽부터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LED 주간등과 차체 바깥쪽으로 확장된 더블 쉐브론은 시트로엥 만의 미래지향적인 스타일 아이덴티티를 반영하며, 브랜드 특유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헤드램프 상단에서 그릴까지 이어지는 슬림한 LED 주간등 그리고 여기에 이어지는 더블 쉐브론은 날렵하고 유니크하다.
실내도 마찬가지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확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다. 이 둘을 포함해 차량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면적은 총 5.70m2로 전방 시야의 확보와 개방감이 상당히 높다.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개방감을 더한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디지털 인터페이스에는 7인치 멀티 터치스크린과 12인치 LED 파노라믹 스크린도 설치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7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 오디오, 전화, 차량 세팅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시인성이 뛰어나고 터치 방식이라 운전 중에도 조작이 편리하다. 또한, 유선없이 차량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는 '카블릿'을 기본 탑재했다. 내장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지원하는 T 맵, 카카오맵, 구글맵 등 내비게이션을 사용함으로써 실시간 경로 검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웹서핑 및 미러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모바일 테더링 기반이며, 향후 차량에 유심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12인치 LED 파노라믹 스크린은 기본적인 운행 정보를 보기 쉽게 표시해주며, 운전자가 필요에 따라 내비게이션 시스템 또는 차량 세팅 정보를 선택 설정할 수 있다. 스크린 화면은 운전자의 개성에 맞게 계기판 형태를 3가지 테마로 변경할 수 있으며, USB를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사진으로 화면 배경을 지정할 수도 있다.
2·3열 좌석은 독립적으로 폴딩이 가능하며, 2열은 등받이 각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거주성을 높였다. 특히 2열은 3명이 각각 독립된 좌석 구성으로 카시트를 3개나 장착할 수 있다. 2·3열에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은 645리터이며, 2열까지 접으면 1843리터로 늘어나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샤인플러스 트림의 경우에는 발동작으로 트렁크 개폐가 가능한 핸즈프리 테일게이트가 적용돼 손쉽게 짐을 옮길 수 있어 편리하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함께 실내 곳곳에 재치 있는 디테일도 더해져 다재다능한 실용성의 매력을 갖췄다. 운전석과 조수석 후면에 부착된 에어크래프트 스타일의 접이식 테이블, 2열 바닥에 마련된 추가 적재공간, 탈부착이 가능한 센터콘솔, 3열 탑승자의 승하차를 고려해 설계한 뒷문 등 실내 곳곳에 기발한 재치를 발휘해 실용성은 물론 탑승자의 편의성까지 높였다.
시승차는 샤인 트림이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BlueH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40.8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6단 대비 2kg 가벼워진 무게와 시속 20km까지 작동하는 스톱 & 스타트 시스템 등을 통해 7%의 연료 절감 효과를 준다. 복합 연비는 12.7km/ℓ(도심: 11.6km/ℓ, 고속: 14.3km/ℓ)이다.
시승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적어 조용하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일반 도로에서 주행해보니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큰 차체지만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이 없이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변속도 훌륭하다. 엔진 힘을 바퀴에 전달해 속도를 붙이는 일이 능숙하다. 특히 기존 시트로엥 차량 단점으로 꼽히던 반자동 변속기를 8단으로 업그레이드해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또한, 프론트 서브 프레임의 댐핑을 개선해 노면의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고속 구간은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고속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해주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잘 잡아준다. 특히 고속 주행 실력과 속도를 올릴수록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제동력도 부족함이 없다.
안전 사양에서도 만족스럽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스탑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주행하고 앞차의 속도와 차간 거리에 맞춰 주행하는 자동 주행 기능으로 도심에서 유용하다. 특히 정지 기능이 포함돼 앞 차의 움직임에 맞춰 정지하고 출발한다. 또한,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윈드스크린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도로의 차선을 식별,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시각적인 경고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준다. 필요시에는 능동적으로 스티어링 휠의 조향에 개입해 원래 차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 스피드 리미트 인지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비상 충돌 경보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샤인 트림 4336만원이다.(개소세 인하 적용) 수입차임에도 가격 대비 가치를 고려한다면 가족을 위한 패밀리밴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시트로엥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주) 관계자는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지난달 23일, 최근 차박과 캠핑을 즐기는 야외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 인기가 더욱 높아져 완판됐다"며, "이번 완판에 힘입어 국내 소비자 선호 옵션을 반영해 상품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