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지민, 민아 향한 폭언 및 폭행 논란으로 탈퇴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2012년 데뷔, 어느덧 9년 차 걸그룹으로서 장수 걸그룹 반열에 들어선 AOA가 최악의 사태를 겪으며 '사실상 해체'라는 결말을 맞게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리더였던' 지민의 충격적 행태가 밝혀졌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소속사에 대한 비판도 가해지고 있다.
◆ '악플러'로부터 온 DM, 충격적 폭로의 시작

민아의 마지막 AOA 활동 / 사진: FNC 제공

지난 3일 배우 권민아(이하 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악플러로부터 받은 DM(다이렉트메시지)을 공개하며 "나도 꺼지고 싶은데 엄마 때문에 살아야 한다. 조금만 내버려두면 안되냐"라며, 해당 글이 단초가 된 듯 과거 AOA 활동 당시 한 멤버로부터 각종 정신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룹을 떠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밝혔다.
민아는 한 멤버로부터 각종 괴롭힘이 약 10년간 반복되자 신경안정제 및 수면제를 복용한 것은 물론,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 내용을 고백했다. 특히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리자 그 멤버가 옷장으로 끌고가 '분위기 흐려진다', '울지말라', '왜 너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냐'는 등의 폭언을 가했다고 밝혔다.
민아는 "우리끼리 마지막 시간 가질 때 언니한테 그 때 상처를 얘기했는데, 언니가 날 째려보면서 '내가 그런 말 할 정도로 나쁜 년이라고는 생각 안 하는데?'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멤버가 '언니 그랬었어'라고 얘기해줬다"라며 "언니 덕에 난 매일 약 수십알 먹고, 왼쪽 손목은 하도 그어서 신경이 나가고 따갑고 저린데, 아직도 모른다. 날 싫어한 이유가 뭐야?"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최악의 수가 된 한 마디 "소설"

민아 저격에 지민이 게재한 글 / 사진: 지민 인스타그램 스토리

최근 해당 멤버가 부친상을 겪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는 내용을 적었기에 그 언니가 '지민'이라는 사실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민아는 정확한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민 역시 민아의 저격이 자신을 향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소설"이라는 단 두글자가 적힌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이는 또 다른 폭로의 버튼이 됐다.
민아는 "증인이 있고, 증거가 있는데 소설이라고 이야기하면 천벌 받는다"라며 "기억이 잘 지워져서 좋겠다. 원래 욕한 사람은 잘 기억 못한다더라"라며 자해 흉터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흉터 자국은 여전히 심했지만, 민아는 치료로 인해 연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억은 안 사라진다며 "내가 언니 때문에 망가진 것이 너무 억울하고 아파. 내 앞에서 잘못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면 될 것 같다"며 지민의 사과를 바랐다.
이 밖에도 민아는 연습생 시절 지민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했다는 사실과 10년간 당했던 괴롭힘으로 인해 가족들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까지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럼에도 지민의 사과는 없었다. 민아는 "약 먹고 잔다네, 좋겠다. 나는 수면제 몇십알 먹어도 잠이 안 들어. 나도 하루라도 제대로 자고싶다. 왜 언니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이 다 고통받아"라며 한탄했다.
◆ "내가 죽으면 되냐"→변명문…이해 안 되는 사과법

사과문 게재한 지민 / 사진: 지민 인스타그램 캡처

상황이 계속되자 지민을 비롯한 AOA 멤버들, 여기에 과거 매니저들까지 민아를 찾아갔다. 민아는 지민이 화가 난 상태로 들어오자 "이게 사과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었고, 지민은 "칼 어딨냐고 내가 죽으면 되냐고"라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는커녕, 또 다른 피해를 끼쳤다.
여기에 지민은 과거가 기억나지 않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으니 끝난 것이 아니냐는 식의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민아는 "언니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진심 어린 사과로 안 보였다"라면서도 "이제 진정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노력하겠다"라며 더이상 글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지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글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지만, 죄송하다"라며 "제가 팀을 이끌기에 부족했다. 민아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어렸을 때 우리 팀이 외부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팀을 이끌기에 인간적으로 많이 모자랐던 것 같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제대로 된 사과문이라기 보다는, 리더라서 그랬다는 식의 '변명문'에 가깝다. 게다가 처음 사과글을 올릴 당시 민아에 대한 사과는 빠져있었고 뒤늦게 이를 추가해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 제대로 된 사과를 원했던 민아의 또 다른 폭로→지민 탈퇴

결국 팀에서 탈퇴하게 된 지민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이러한 사과문은 또 다른 폭로를 낳았다. 민아는 "뭐 제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는 사람이 숙소에 남자를 데리고 와서 ㅅㅅ(섹스)했나요"라며 "본인부터 바른 길 가세요.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지. 들어올 때 눈빛 절대 안 잊고, 죽어서 똑같이 되돌려주겠다. 내 집에 있던 모든 눈과 귀들 당신도 똑같아. 신지민 언니 복 참 많다. 다 언니 편이야. 언니가 이겼어. 내가 졌어"라는 끝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게재해 주변의 염려를 샀다.
이에 우리액터스 측은 민아와 바로 연락을 취했고, 해당 글은 삭제됐으며 민아는 괜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후 소속사는 공식 SNS를 통해 "현재 권민아 배우는 안정을 찾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라며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민아를 걱정했던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지민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소속 가수 지민과 관련해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지민은 이 시간 이후 AOA를 탈퇴하고 일체의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 결국 '반토막' 된 AOA, 대체 소속사는 뭘 했나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한 것 처럼, FNC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러한 사태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왜 정작 민아를 향한 사과는 없는걸까. 게다가 민아가 소속사에 이러한 이야기를 안한 것이 아니다. 민아는 앞서 "반 병신된 상태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말도 어버버하면서 회복되지 않은 상황으로, 지민 언니 때문이라고 FNC에 이야기했는데 귀 담아 들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소속사로서 아티스트 케어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약을 먹고 자해까지 이어졌던 민아의 상황인데, 지민의 괴롭힘을 몰라도 문제,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면 더욱 문제다. 소속사를 향한 비난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왜 민아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고, 지민이 그토록 방임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했을까.
게다가 민아의 마지막 폭로글에서 적은 '내 집에 있던 모든 눈과 귀들, 당신도 똑같다'라는 내용을 보면, 민아는 AOA 멤버들 역시 지민의 편에 섰다고 느낀 듯 하다. 앞서 민아가 지민만을 저격하며, 다른 AOA 멤버들을 향해 선을 그어주려고 했던 것이 무색해진 것. 결국 AOA의 향후 활동 역시 불투명해졌다. 직접적인 괴롭힘은 아니더라도, 이러한 상황을 방관한 듯 보이고 또 가해자의 편에 선 것처럼 보이는 그룹을 대중이 소비할 수 있을까. AOA를 사실상 해체 상태라고 추측하는 이유다.

한편 이러한 논란을 겪으며 과거 팀을 탈퇴한 멤버들 역시 주목을 받고있다. AOA는 당초 8인조로 시작했으나, 드럼 멤버로만 활동해 'AOA 블랙'에 속해있던 유경이 2016년 10월 탈퇴했으며, 2017년 6월 메인보컬 초아가 팀을 떠났다. 그리고 2019년 5월 민아, 바로 어제 지민이 탈퇴했다. 
특히 탈퇴한 멤버들 중 유경은 민아가 글을 게재한 뒤 '모든 멤버가 방관자였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 피해자인 민아를 비롯한 AOA 모두를 저격하는 듯한 분위기로 논란을 가중시켰다. 만약 또 다른 피해자라면 같은 피해자를 저격하는 꼴이고, 피해자면서 방관자였다는 것을 탓하고 싶다면 민아에게 있어 유경 역시 방관자라는 것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게다가 더 오랜 시간 피해를 입은 것은 민아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고 싶다면 민아의 상황에 편승해 여러 추측 거리를 제공할 것이 아닌, 분명한 피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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