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상당수가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의 중독(의존) 발생 위험성과 증상, 그 대처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최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물오남용 대국민인식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약물 오남용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실체적 인식 현황을 파악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 대국민인식조사 결과 /이미지=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약품 중독(의존) 발생 위험성 및 대처법 잘 몰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중 35.1%,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11.3%로 조사됐다.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중 22.5%,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8.8% 수준에 그쳤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9%가 강력한 중독성 처방의약품인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의 안전한 복용 기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약물(물질) 오남용으로 초래되는 신체 및 정신 건강상의 위험 정도에 대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81.3%) > ▲흡연(76.9%) > ▲의료용 대마(71.1%) > ▲음주(68.7%) >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66.8%) > ▲진정제·수면제(65.6%) 순으로 답했다.

의료진-환자 ‘소통 부족’
복용자의 절반 정도는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하는 등 중독성 약물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대해 의사와 환자 간 명확한 소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아편계(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전체 응답자(99명)의 54.6%,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를 복용한 전체 응답자(60명)의 50.0%만이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복용 시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한 경험도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복용자는 13.1%,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 복용자는 15.0%로 나타났다.

복용자 중 상당수 의존성 발생 의심
최근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 사용자 중 이미 의존성이 발생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용 및 관리에 긴급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독연구특별위원회 조사 결과, 최근 3개월 이내 중독성 약물 사용자(아편계 진통제 16명, 식욕억제제 18명) 중 약물 사용을 조절하거나 줄이려는 시도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사용자는 56.3%,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 사용자는 66.7%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현재 이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의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하고 전문가로부터 의존성 발생 여부를 정확히 평가받을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약물 오남용 대국민인식조사 결과는 향후 중독연구특별위원회의 중독성 약물 중독(의존) 예방 가이드, 중독(의존) 예방 교육 및 홍보 등 자료 개발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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