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무고통 항암제’로 코로나19 치료 가능성 연다
항암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현대바이오는 대주주 씨앤팜이 '무고통(pain-free) 항암제'로 개발해 글로벌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폴리탁셀(Polytaxel)이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공식 비임상CRO(임상대행)에서 실시한 세포독성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씨앤팜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효능테스트 전 단계인 세포실험에서 세포생존율(cell viability)을 테스트한 결과, 동일한 생존율 하에서 폴리탁셀이 기존 암 치료제인 도세탁셀보다 독성이 최대 2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등 치료과정에 도세탁셀보다 23배 높은 농도의 약물 투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세탁셀 등 주요 항암제가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의약계의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항암제의 독성 때문에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은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씨앤팜은 지난해 6월 글로벌바이오콘퍼런스에서 '노앨 항암 테라피'의 제1호 무고통 항암신약인 폴리탁셀을 약물의 독성이 체내에 발현되지 않는 한도(NOAEL) 내에서 동물에 투여했을 때, 암조직 크기가 90.4% 감소함으로써 암조직 감소율 55.5%를 기록한 도세탁셀보다 높은 안전성과 암 치료 효과를 가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세포실험에서 세포의 50% 생존 가능 약물농도(IC50)가 도세탁셀이 0.016 마이크로몰(uM)인 데 비해 폴리탁셀은 23배인 0.363 마이크로몰로 나타날 정도로 저독성(低毒性)이 다시 한번 입증됨으로써 각종 암은 물론 바이러스 질병 치료 효과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씨앤팜은 설명했다.
도세탁셀을 고분자 전달체로 결합시킨 폴리탁셀은 바이러스의 세포 내 출입통로로 불리는 미세소관(microtubule)에 들어가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과 배출을 원천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의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 코로나19는 물론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인 에이즈, 사스, 메르스 등의 치료에도 사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씨앤팜은 도세탁셀 외에도 항암제로 널리 쓰이는 백금 계열 항암제 중 자사의 신약후보 물질인 ‘폴리플라틴(Polyplatin)’을 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세포실험도 진행 중이다.
한편, 씨앤팜은 계열사인 현대바이오와 공동으로 췌장암과 코로나19 치료용 신약후보인 폴리탁셀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위한 임상허가 신청절차(IND filing)를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자사의 폴리탁셀과 현재 시판 중인 췌장암 치료물질인 '납-파클리탁셀(Nab-paclitaxel)'과의 효능 및 독성 비교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